뜨거운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금융조건’이 시공권 향방 가른다
현대건설 “입주시 소유주에 3.6억원 환급…미분양시 대물인수” 포스코이앤씨 “사업비 1조원 책임조달 및 ·환급금 조기지급”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공약으로 내건 ‘금융조건’들이 추후 시공권 향방을 가를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응찰해 2강 경쟁구도가 성립됐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 구역면적 3만6363.00㎡를 대상으로, 지하 5층~지상 56층, 4개동, 공동주택 956가구,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이다.
양사는 3.3㎡당 공사비로 동일한 연면적 기준 포스코이앤씨 798만원, 현대건설 881만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공사비는 포스코이앤씨가 7020억원, 현대건설 7740억원으로 포스코이앤씨가 720억원 저렴한 공사비를 제안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정비계획상 일반 아파트 외 일부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사업지로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고급화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 점을 공략해 청담동 'PH129', 삼성동 '라브르27' 등 최고 수준 분양가로 주거상품 분양에 성공한 노하우로 여의도 최초 하이퍼엔드 오피스텔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전 세대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 등 대안설계를 통해 오피스텔 면적을 원안 대비 937평 늘리고 분양가격도 평당 8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총 분양수입은 KB추정분담금인 1743억원 대비 1440억 늘어난 3183억원(182% 이상)정도로 예상된다고 현대건설은 밝혔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와 세계적인 건축 그룹이 협업한 월드클래스 특화설계로 아파트 분양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분양가격을 평당 7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원안인 5698억원 대비 1860억 늘어난 7558억원(132% 이상)의 분양수입을 제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추후 공사비 지출 증가를 감안해도 2151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이에 따라 한양아파트 소유주는 세대당 약 3억6000만원의 추가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동일평형 입주시 모든 소유주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도 공사비 대신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를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미분양이 발생하면 준공 시점의 감정평가액으로 대물변제 조건을 제시해 미분양 상태에서 시세가 하락하면 그 손해를 소유주가 부담해야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국의 맨해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주거상품을 제안했다”면서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를 탄생시키며 소유주에게 최고의 가치와 이익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한양아파트 소유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금융특화 솔루션을 제안했다. 먼저 총 사업비 1조원을 책임조달하기로 했다. 이는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공사비 7020억원의 14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비 한도가 조기 소진되는 경우가 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약속한다는 차원에서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도 제안했다. 신탁방식사업의 경우 시공사는 ‘기성불 방식’으로 공사비를 받는다. 기성불이란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된 공사 비용을 매 1개월마다 시행자가 시공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시행자가 공사비 지급 제원이 없을 경우 시행자는 ‘신탁계정대’를 사용해 시공사에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
최근 신탁계정대 금리가 최근 6%대를 상회하는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시행자가 신탁계정대의 비싼 이자를 쓰는 일이 없도록 분양수입이 없더라도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소유주들에게 발생되는 금융비용 부담을 없애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업비 우선상환이란 파격적인 조건도 눈길을 끈다. 수입이 발생할 경우 시행자가 그동안 대출한 모든 사업비를 상환할 때까지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소유주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금융조건을 준비해 입찰에 참여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여의도 재건축 1호 한양아파트 수주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