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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2개월 앞으로...국민·롯데·BC카드 대표 연임 가능성 관심증폭

이창권·최원석 12월31일, 조좌진 내년 3월29일 임기 만료 해외 진출 성공 등 실적 외 성적 좋아 연임 가능성 높아 '수장 변경' 등 내부 변화로 인한 연임 리스크도

2023-10-05     최동수 기자
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사진= 각 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상반기부터 지속된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익성·건전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대표들의 연임 여부가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과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등이 대상이다.

업계에선 재임 동안 별 탈 없이 회사를 이끌어 온 세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실적 악화를 비롯, 최근 '내부 변화' '배임 사건' 등 각종 변수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마지막 평가가 이뤄질 남은 4분기가 이들의 연임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BC·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6개월 내 임기가 끝날 예정이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은 올 연말,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임기 만료가 코앞이지만 업계에서는 세 대표의 연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재임 기간 성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3개 사의 1년 새 순익 감소 폭도 전체 전업카드사 감소 폭(12.80%)을 각각 웃돌았다.

각 카드사별로 보면 최근 현대카드에 3위 자리를 내준 KB국민카드는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1941억원으로 전년 반기(2480억원) 대비 21.70% 감소했다. BC카드 역시 상반기 말 연결순익은 306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도 만족스러운 실적은 거두지 못했다. 롯데카드의 순익은 2020년 983억원, 2021년 2225억원, 2022년 2734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지만 자회사 매각 이익을 제외한 롯데카드의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전년 반기 대비 622억원 줄어든 1079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실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 실적 아쉽지만 성적 좋아 연임 가능성 ↑

금리상승과 업황 악화로 카드사의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상반기 성적은 아쉬웠지만 그간 각 대표들이 쌓아온 성과도 명확하다.

지난해 1월 KB국민카드의 새 수장이 된 이 대표는 외형 확장을 통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12월 캄보디아 리스사 'i Finance Leasing'을 인수하며 해외법인을 4곳으로 늘린 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태국·캄보디아에서 연간 6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 6월에는 'KB신용정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카드 앱인 'KB Pay'를 통해 KB국민카드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 'KB Pay'는 지난해 10월 원 플랫폼 구축 이후 서비스 개선을 통해 지난 6월 말 1000만 가입자 돌파에 성공했다. 이 대표 취임 전인 2021년 말 대비 400만명 늘어난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 CEO가 통상 2년 임기 후 1년 이상은 연임하는 업계 선례를 감안할 때 금융권에선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롯데카드를 3년간 이끌고 있는 조 대표 역시 업계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조 대표는 전략 상품 '로카(LOCA) 시리즈'를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LOCA 시리즈는 지난 2020년 8월 출시 후 2년 만에 발급 매수 200만장 돌파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지난 4월에는 300만장을 넘어섰다.

또 조 대표는 취임 3년 차인 지난해부터는 '디지로카(Digi-LOCA)'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BC카드 최 대표는 BC카드가 자력 생존을 위한 길을 닦고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회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카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리볼빙 서비스 영업을 시작한 BC카드는 국가 간 결제네트워크(Network-to-Network, N2N) 기술을 바탕으로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지역 결제네트워크로 카드 결제망을 확대하고 일본과 중국에 QR결제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내부 변수는 가장 큰 리스크

업계에선 어려운 업황 속 회사의 성장을 이끈 세 대표가 연임이라는 선물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내부 인사 변화 △배임 등의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면서 임기 연장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경우 KB금융그룹의 수장이 윤종규 회장에서 양종희 회장 내정자로 바뀌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의 세대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다만 윤종규 회장이 이 대표를 선임할 당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인사란 평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양 회장 내정자 역시 이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도 BC카드의 모기업인 KT의 수장이 바뀐 것이 변수다. 6개월 넘게 이어진 경영 공백을 끝으로 재무통인 김영섭 신임 대표를 맞이한 KT는 실적 쇄신에 몰두하겠단 뜻을 밝히고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임 김 대표가 계열사, 협력사와의 상생을 강조하는 등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지만 저조한 성적표를 제출한 최 대표에 대해 김 대표는 대표 교체라는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있다.

조 대표 역시 임기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무난한 재신임이 예상되지만 최근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배임 사고는 가장 큰 변수다.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롯데카드가 부실한 제휴 계약으로 105억원을 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도록 한 뒤 업무상 배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배임 과정에서 롯데카드의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고 해당 카드사의 내부 통제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배임 사고가 조 사장의 재연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현 경영체제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이 추진되는 와중에 대표를 바꿔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는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MBK파트너스가 로카모빌리티(롯데카드 자회사)를 나눠 매각하면서 롯데카드의 몸값을 내린 만큼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황 악화로 카드사 전반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했지만 카드사 대표들이 어려운 업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아 내실 경영과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