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인공지능(AI)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사업으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까지 노린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에 강점을 가진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도약을 꾀하는 모양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달 23일 생성형 AI를 결합한 ‘한컴독스 AI’의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개시했다. 기존 제품군의 주요 고객층인 직장인·대학생이 많이 활용하는 이력서, 공문서, 기획서 등 AI 템플릿을 제공, 주제와 핵심 내용을 입력하고 서식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문서를 생성해 주는 구독형 솔루션이다.

한컴독스 AI는 ‘챗GPT’, ‘하이퍼클로바X’, ‘달리(DALL-E)’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전자문서와 연결하는 AI 허브 SDK, 챗봇 SDK 등 한컴의 자체 기술이 적용됐다.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한컴의 강점인 문서 솔루션 효용성을 극대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업데이트 유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린다.

이는 AI를 접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클라우드·AI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한컴의 전략 방향성을 고스란히 담은 예다. 한컴은 올해 한컴독스 AI 외에도 ‘한컴오피스’, ‘한컴싸인’ 등에도 AI를 적용해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교육 분야 등 공공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컴은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했으며, 이스트시큐리티와 AI웹에디터 사업 시너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관련 업계와의 협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한컴그룹은 앞서 지난달 4일 웹오피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한컴AI웹에디터를 신설했고 사명을 ‘씽크프리’로 최종 확정했다. 기존 국내 시장과 설치형 제품에 주력해온 인력과 자원을 재배치함으로써 해외 시장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집중 공략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계열회사 사명에 ‘한컴’을 붙이지 않음으로써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전략을 드러냈다.

또한 한컴은 지난해 지분 투자를 진행한 대만 케이단모바일과 현지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케이단오피스’를 공동 개발해 지난 9월 출시했다. 한컴의 SDK를 기반으로 케이단모바일이 대만 현지 니즈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설계·개발한 제품으로 한컴이 해외 시장에 SDK를 수출한 첫 사례다.

한컴은 30년 이상 축적한 전자문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문서편집, 수식계산, 광학식문서판독(OCR) 등 기술을 SDK 형태로 공급한다. 기존 강점을 활용해 지속적인 해외 매출 확보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는 기존 국내 로컬 소프트웨어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전의 의미도 있다.

기존 한컴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다양한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다. 로봇, 모빌리티, 메타버스, 블록체인, 헬스케어, 항공우주 등 기존 사업과 접점을 찾기 어려운 분야까지 발을 들였고 2010년 4개였던 계열사는 2021년 40개로 빠르게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 늘어난 계열사의 다양한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그룹 수익성이 악화됐고 지난해 MDS테크, 한컴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 등 11개 계열사를 매각, 사업을 정리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950억원에 기존 현금성자산까지 약 12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한컴그룹은 케이단모바일에 대한 투자, 해외 SaaS 기업과의 M&A 등을 추진한다. 기존 경쟁력을 살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본격 선회한 것이다.

이는 2021년 취임한 김연수 대표의 전략에 따른 변화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주서한을 통해 “지난해 설치형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클라우드 SaaS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환을 시작했다”며 “클라우드 SaaS 사업 확장과 AI 분야 육성을 통해 국내외 AI 에디터 시장을 선도하고 동시에 공격적인 자회사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