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왜 ‘유찰 가능성’ 꾸준히 제기될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HMM 인수를 원하는 후보자들에 대한 두 달간의 실사 작업이 끝났다. 인수 후보인 동원·하림·LX그룹이 2주 뒤 진행될 본입찰에 응찰가를 얼마나 써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고가를 적어내는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찰된다.
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고가 낙찰 원칙 외에 3가지의 ‘정성적 지표’가 반영된다. 인수자들의 자금 조달계획, 인수 뒤 경영계획, 해운업 발전방안 등이다. 종합적인 평가 점수가 낮을 경우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9일 HMM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는 11월 중순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HMM 매각가는 5조~7조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 지분(57.88%)과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적용한 수치다. 이를 최대 10조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인수 후보들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X인터내셔널은 1조2132억원, 동원산업은 5169억원이다. 하림은 작년 말 기준 1조6119억원이다.
여기에 영구채 문제도 걸림돌이다. HMM이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2조68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금액으로 4조원에 달해 인수자 부담이 크다.
게다가 HMM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작년과 달리 올해 손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손익분기점인 1000에 미달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의 83.9%가 컨테이너 운송에서 발생한 HMM으로선 치명타다. 이는 인수 기업이 HMM 관리를 위해 상당 기간 동안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운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재정이 약한 인수 후보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은 국회에서도 인지했다.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산은을 대상으로 ‘이번 입찰에 적격 인수자가 없더라도 HMM을 매각할 것이냐’는 질의가 나왔다. 이에 강석훈 산은 회장은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유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번에 유찰될 경우 일각에선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인수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찰시 가격 조정이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상황을 대기업들이 노리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은 입찰 생각이 없다며 꾸준히 선을 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