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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3분기 '진짜 성적표' 받았다… 삼성·메리츠 웃고 현대·DB·KB 울고

가이드라인 적용에 '거품' 걷혀 실적 방어에 상생금융 압박은 계속

2023-11-15     최동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이후 지난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손해보험사들이 3분기 실적 공개 후 울고 웃었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 이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요동쳤기 때문이다.

각 보험사마다 실적 변동 폭은 달랐지만 국내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가 3분기까지 거둔 순이익이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가이드라인 도입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준수한 실적으로 인해 상생금융을 요구하는 당국과 여론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6조6834억원으로 7.3% 늘었다.

손해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실적이 개선된 반면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다. 손보사 빅5 중 유일한 비상장사인 KB손해보험도 실손보험 손해율 계리적 가정을 3분기 적용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실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건 메리츠화재였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3842억원에 비해 1121억원(29.2%) 증가했다. 매출액은 2조6701억원에서 2조7555억원으로 854억원(3.2%), 영업이익은 5270억원에서 6625억원으로 1355억원(25.7%) 늘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호실적은 과열된 영업 경쟁에 무리하게 동참하지 않으면서 우량계약 중심의 질적 성장과 보수적인 자산운용에 매진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3398억원에서 4282억원으로 884억원(26%) 증가했다. 매출액은 5조5459억원에서 5조2999억원으로 2460억원(4.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616억원에서 5738억원으로 1122억원(24.3%) 늘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4652억원에서 3699억원으로 953억원(20.5%)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매출액은 5조58억원에서 4조7463억원으로 2595억원(5.2%), 영업이익은 6205억원에서 4824억원으로 1381억원(22.3%) 줄었다.

현대해상은 3분기 누적 순이익 78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투자 손익은 증가했으나 보험 손익이 감소하면서 전체 이익이 줄었다. 다만 분기 순이익은 2894억 원으로 21.1% 증가하는 데 성공했다.

KB손해보험도 1737억원에서 1551억원으로 186억원(10.7%)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KB손보 측은 "장기보험에서 실손보험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상 금액은 700억원대다"라며 "투자 손익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구조화 채권 등 FVPL 평가손실이 600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실적 희비 갈라

손보업계 실적이 요동치는 데는 3분기부터 적용되는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부 보험사가 통계적 근거 없이 낙관적 가정을 사용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해지율·손해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계약서비스마진(CSM)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실적 거품'이 걷히기 시작했다. CSM은 보험계약에 따라 위험 보장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식하게 될 미실현 이익을 뜻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 순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CSM 산출 기준을 일원화하는 가이드라인을 7월 마련해 3분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인해 손보사들의 3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가이드라인 수혜를 입은 메리츠화재의 경우 분기 기준이긴 하지만 손보업계 최초로 삼성화재를 추월했다. 반면 다른 손보사들은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상금이 몇백억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일부 손보사는 가이드라인을 소급 적용해도 연말까지 용인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발표에 빠르게 움직이며 실적 악화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해상과 DB손보,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3분기 성적표에 CSM 가이드라인을 소급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CSM 가이드라인을 소급하지 않았을 경우와의 재무 영향 차이를 주석과 경영공시에 추가로 밝혀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 선방한 실적에 '상생금융' 압박만 거세져

손해보험사별 실적은 갈렸지만 여전히 지난해 대비 10% 가까이 순이익이 늘면서 보험사들을 향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사와의 간담회를 통해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청한 만큼 손보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보험료 인하율에 대해 1.5~2.0% 내외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하 폭이 3%대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1%포인트 인하될 때마다 업계 전체적으로 약 2000억원의 자동차보험료 수입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실적을 빌미로 매년 인하를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도 실손의료보험료 인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통상 실손보험의 경우 세대 불문하고 위험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겨 적자인 상황이지만 1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추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가 인하되지 않더라도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다"라며 "보험사들은 '두 자릿수 %대 인상'을 바라고 있지만 수익이 크게 줄지 않으면서 상생금융을 요청하는 금융당국의 기대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