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은 중국·완성차는 한국에서…' 기아, HEV 생산계획 ‘눈길’
중국공장 가동률 개선·출고대기 단축 기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기아가 하이브리드 증산을 위해 중국산 파워트레인을 내수용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아 노사 양측은 기아 중국 공장(KCN)에서 생산한 1.6ℓ 가솔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국내에 수입, 한시적으로 국내 생산분에 장착하는 것에 합의했다. 해당 파워트레인은 스포티지, 쏘렌토, K8 등 기아 주력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이 해외 생산분을 역으로 국내에 수입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국내 생산량 보전에 민감한 노조의 반대가 극심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완성차의 경우 해외에서 인기가 많더라도 국내 수입이 사실상 어렵다. 현대차·기아 모두 노사간 협의 조항에 ‘해외 생산분 수입 금지’ 내용이 담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국내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폭증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현재 국내 생산시설만으론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중국산 엔진을 들여와도 국내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
올해 1~10월 기아가 내수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는 총 11만62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하지만 쏘렌토나 스포티지 등 인기 차종의 경우 출고까지 1년 이상 출고 기다려야 하는 등 극심한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낮은 중국 공장 가동률도 이번 결정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국 내 경쟁 심화로 기아 중국 공장의 가동률은 최근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중국에서 하이브리드 엔진을 가져오는 것이 일시적인 결정인데다 국내서 엔진을 만드는 화성공장(오토랜드 화성)의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SUV 중심의 기아가 디젤에서 하이브리드로 빠르게 라인업을 개편하고 있는만큼 국내 완성차 캐파(생산능력)를 유지 또는 확대할 수 있다면 이번 결정이 노조측에서도 손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 노사 양측은 중국산 파워트레인 도입과 별개로 국내서 신형 파워트레인 개발에 합의했다. 새 파워트레인은 2.5ℓ 가솔린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카니발이나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 및 MPV에 대응한다. 양산 시점은 2025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