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전기차' 전쟁, 기아가 불씨 당겼다
중국향 EV5, 시작가 2만달러…예상가 절반 수준 중국 업체 경쟁차와 유사한 가격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기아가 최근 중국시장에 출시한 전기차 EV5로 현지 인기몰이에 나섰다. ‘중국산’을 선택하며 가격을 대폭 인하한 테슬라 모델Y보다도 10만위안(한화 약 1800만원) 이상 저렴한 것.
이 같은 가격은 중국 현지업체들과도 차이가 적을 정도여서 글로벌 기업 중 기아가 ‘반값 전기차’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8월부터 사전예약을 진행한 신형 전기차 EV5의 판매가격을 최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EV5의 중국 내 가격은 14만9800위안(한화 약 2700만원)부터 시작한다.
EV5의 가격을 두고 업계에선 ‘파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EV5의 가격은 올 하반기부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투입되며 ‘가격 교란종’이라는 별칭을 얻은 중국산 테슬라 모델Y의 시작가인 26만6400위안(약 4790만원)보다 한화로 20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BYD 돌핀 등 중국 현지업체들이 내놓은 소형 전기 SUV 가격대인 12만~13만위안(약 2160만~2360만원)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는 ‘반값 전기차’를 현실화하기 위해 철저히 ‘메이드 인 차이나’를 활용했다. EV5는 중국 장쑤성 소재 둥펑위에다 2공장에서 생산되며, 배터리는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현지 조달한다. 첫 공개도 지난 8월 열린 2023 청두모터쇼에서 이뤄졌다.
EV5는 길이 4615㎜, 너비 1875㎜, 높이 1715㎜, 휠베이스 2750㎜ 등으로 모델Y(길이 4760㎜, 너비 1921㎜, 높이 1624㎜, 휠베이스 2890㎜)보다 작다.
하지만 기아의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을 기반으로 수치보다 한층 크고 과감한 디자인이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실내도 공간 활용성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1열에 벤치 형태의 시트를 적용하고, 2열 시트도 완전피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트렁크 바닥은 가변형 러기지 보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 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구성이다.
여기에 12.3인치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한데 묶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비롯, 대시보드 및 도어트림 상단부를 가로로 이은 ‘랩어라운드 엠비언트 라이트’ 등 최신 편의기능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배터리 용량은 64.2㎾h와 88.1㎾h 등 2종이다. 표준형은 적은 용량의 배터리에 160㎾ 전기모터를 조합, 중국 기준(CLTC) 최장 530㎞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다. 롱레인지의 주행가능거리는 720㎞다.
EV5는 당초 중국 현지전략차종으로 소개됐지만, 최근 국내 판매 계획도 확인됐다. 기아는 지난달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중국 외 시장에는 한국에서 생산한 EV5를 2025년부터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생산지와 배터리 산지(한국산) 차이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보인다.
발표회장에 참석한 조상운 기아 글로벌사업기획사업부장(상무)는 “EV5는 EV 대중화의 시작점에 있는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이라며 “EV5는 향후 기아가 출시할 EV4 및 EV3와 함께 전기차 대중화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