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아 ‘토목사업’ 강조한 이재명…‘산업은행 이전’엔 침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부산을 찾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역 정책에 맹공을 퍼붓고 주로 가덕도신공항 사업과 같은 토목 사업 추진에 대해서만 강조했을 뿐,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선 침묵했다.
◇ 이재명 “가덕도신공항‧북항 재개발‧광역 교통망 확충 추진”
민주당은 이날 부산 부산진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정부의 부산지역 관련 정책이 부실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 대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빅드림 부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난 9월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밝힌 ‘5년 후 부산의 미래’인데, 현실은 안타깝다”며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염원했던 부울경 메가시티도 사실상 중단됐다”며 “엑스포 실패 후 부산을 위한 각종 기반 시설 확보 사업도 혹시 중단되지 않을까 많은 부산 시민들께서 우려하시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비롯한 지역 현안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가덕도공항이 온전한 글로벌 공항으로 개항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며 “북항 재개발, 광역 교통망 확충 같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일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좌절하고 계신 것 같다”며 “실패했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부산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적 투자‧정책적 집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이 더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최대 현안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윤 정부를 비판하고 가덕도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촉구하는 것에만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
◇ 박재호 “산업은행 이전, 총리가 민주당 대표 설득해 달라”
다만 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이날 회의에 참석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사안이지만 당의 입장에서 조속히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정부‧여당을 향해 “현 정부‧여당은 어떠한 대안을 가지고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고 무조건 ‘민주당은 거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총리가 정부의 대안을 가지고 대표님이나 당을 설득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전날(12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부산을 방문하는 이 대표를 향해 “부산에서 최고위 회의를 개최하니 꼭 뵙기를 바란다”며 “만일 저를 만나기가 어렵다면 최고위에서 산업은행 부산이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남부권 산업을 부흥시킬 매개 역할을 할 것이고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려고 했던 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하고 민주당이 표방하는 가치와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이를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후 법안 개정에 대한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