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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3년 연속 인하...중소형 손보사들 아예 판매 포기 가능성도

내년 자동차 보험료 최대 3% 인하 '상생 금융' 위해 대형사 위주 결정 중소형사 불참에 실적 양극화 우려

2023-12-26     최동수 기자
사진=유토이미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주요 상품 중 하나인 자동차 보험료를 3년 연속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하 폭은 2% 중반대에서 최대 3%까지로 예상되며 이번 결정을 통해 개인당 약 1만8000~2만1600원의 인하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서민 경제 안정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하지만 업계는 당국의 억지 '상생금융'으로 인해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의 위기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큰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까지 이어지면 실적 악화와 경쟁력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 판매를 포기하는 보험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2.5~2.6% 내리기로 했다. 

삼성화재·KB손보는 내년 2월 중순 계약부터 나란히 2.6% 인하된 자동차 보험료를 적용한다. 현대해상은 내년 2월 16일 이후 책임 개시되는 계약 건부터 2.5%를 인하한다. DB손보도 내년 2월 중순부터 자동차 보험료는 2.5% 낮추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대 수준인 3.0% 인하안을 내놓았으며 한화손해보험 역시 2월 중순 개시 계약부터 2.5% 수준의 인하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도 내년 2월 중순부터 2.4% 인하하기로 했다.

개인소유 이륜차 보험료도 내년 1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평균 10.3% 인하된다. 가정용 이륜차는 13.6%, 개인배달용(비유상 운송) 이륜차는 12.0%까지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은 5000억원가량의 예상 수입 보험료를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으로 추산되며 소비자들은 개인당 약 1만8000~2만1600원 정도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2% 초반대로 적용할 것을 예상했지만 조율 과정에서 인하 폭이 더 확대됐다"며 "이번 인하를 통해 자동차 보험료 납부에 대한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상생 금융 위해 3년 연속 인하 결정

이번 자동차 보험료 인하는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동참 요구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은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80% 선을 밑돌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에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된다고 압박했다. 실제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은 202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처음으로 3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 지난해 4월(1.2~1.4% 인하), 올해 2월(2.0~2.1% 인하)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가 반영됐다.

여기에 올해 보험료 인하는 고금리·고물가 안정을 위한 측면도 강하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물가 지표 중 하나다. 이에 손보사들이 '상생 금융' 등 서민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금융당국 방침에 발맞춰 보험료를 낮춰 잡은 것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손해율의 마지노선인 80%를 손보사들이 유지하면서 상생 금융에 동참하게 됐다"며 "연말연시 이동량 증가로 손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민 경제 안정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토이미지.

◇ 대형사·중소형 손보사의 실적 양극화 우려

다만 이러한 보험료 인하가 대형 손보사와 중소형 손보사 간의 실적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높은 손해율로 적자 늪에 빠진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와 달리 보험료를 내리지 못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대형사의 과점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대형사들의 손해율은 올해 1~11월 기준 78~80%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중소형사로 구분되는 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의 손해율은 79~107%로 이익을 볼 수 없는 상태다. 그밖에 비대면 전문사로 분류되는 하나·캐롯의 손해율도 90%를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80%가 자동차보험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손해율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결국 상대적으로 적자 폭이 적은 대형사들은 보험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메리츠·한화·롯데를 제외한 중소형·비대면 전문사들은 보험료 인하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영업 적자로 보험료 인하 여력은 없지만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중소형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매년 이어지면서 수조원의 적자가 쌓인 상태다.

결국 대형사와 중소형 손보사의 가격 경쟁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이미 85%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형사가 가격까지 내리면서 과점 구조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자동차보험 점유율 쏠림 현상과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철수하는 중소형 보험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상생 금융에 동참하기 위한 보험료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내리지 않는 보험사는 점유율을 잃게 되고 대형사의 과점이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동차 보험이 주력이 아닌 일부 손보사의 경우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