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 KT그룹, 2년간 검사 출신 5명 영입 '최다'
KT 법무실장, 감사실장, 준법실장 등 전 대통령실 수석은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철응 기자]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KT가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계열사 대표로 내정됐을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그룹 중 지난 2년간 검사 출신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곳이 KT그룹이었다.
2일 참여연대가 조사한 2022년부터의 민간 기업 취업 검사 현황을 보면 KT 3명, KT알파 1명, 케이뱅크 1명 등 모두 5명에 이른다. 한화 그룹과 함께 가장 검사들을 많이 영입한 것이다. 삼성 그룹과 포스코가 각각 2명, 현대자동차 그룹은 1명인 것과 비교해봐도 대조된다.
지난 연말 연초에 집중적으로 KT에 검사 출신 영입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이용복 전 대구지검 형사5부장이 법무실장(부사장)으로 합류했으며, 지난달에는 추의정 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허태원 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검사가 각각 감사실장,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상무)에 앉았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오인서 전 수원고검 검사장이 케이뱅크의 사외이사에, 2022년 3월 말에는 신영식 전 인천지검 형사2부장이 KT알파의 사외이사·감사위원에 선임됐다.
이에 더해 KT는 컴플라이언스위원장에도 검사 출신을 영입하려 했으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1일 '취업 제한' 판단을 내렸다. 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업체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된 경우다. 공직자윤리위를 통과했더라면 검사 출신이 6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이용복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특검보를 맡으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다. 추의정 실장은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법률자문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오인서 사외이사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2020년 11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반발하는 고검장들의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참여연대는 KT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퇴직한 검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사례"로 KT를 거론하기도 했다. KT는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낙하산 논란을 증폭시킨 것은 최영범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의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이었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에서도 '가능' 판단을 받았다. 동아일보와 SBS를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초대 홍보수석과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홍보단장을 지냈던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재영입했다. 2013년에 KT 비즈니스서비스(BS) 추진실 부사장으로 일했던 인사를 10년만에 다시 앉힌 것이다.
KT새노조는 최근 논평을 통해 "직원들 사이에서는 과거 정권 낙하산 집합소의 오명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낙하산 경영은 결국 김영섭 대표 스스로가 낙하산이라고 자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 KT는 2022년 말부터 8개월가량 수장 공백 사태를 겪었다. 구현모 전 대표가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으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하고 윤 대통령까지 나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구 전 대표가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등 진통을 겪었으며 일각에서 '낙하산 대표' 우려가 커졌다. 이처럼 지난한 과정을 거쳐 LG CNS 대표를 지낸 김영섭 대표가 선임된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당시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사대부고 동문이라고 알려져 입길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