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개헌저지선' 붕괴 가능성에 할 말 잃어…한동훈 '실망스럽다'
정권심판 매서웠다…국민의힘, 출구조사 참패에 탄식 개혁신당, '1~4석' 예측에 침묵→이준석 접전에 환호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4·10 총선 출구조사에서 범야권의 '압승'이 예상되자 국민의힘에는 침묵이 깔렸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눈을 감은 채 한숨을 쉬다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거대 양당 구도를 깨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한 개혁신당에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다만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대표가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 한숨 쉰 한동훈…국민의힘,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
한 위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률 비대위원, 장동혁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은 184~197석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85~99석을 얻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은 12~14석을,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각각 0~2석과 1~4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녹색정의당은 0석, 무소속·기타 0~3석으로 예측됐다.
출구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민주당(민주연합 포함)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범야권 전체로 보면 200석 안팎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목표 의석수를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개헌 및 탄핵 저지선인 100석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지지를 호소해 왔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 이번 총선의 주요 승부처로 꼽혔던 서울 '한강 벨트'(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구 등에 있는 9개 지역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참패가 예상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번 총선은 2022년 6·1 지방선거 이후 2년 만에 치러진 전국 단위의 선거로, 집권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하며 거야(巨野)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심은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줬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도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출구조사 후 침묵 흐른 개혁신당, 이준석 '접전'에 분위기 반전
개혁신당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얼어붙었다. 천하람, 이주영 총괄선대위원장 등 개혁신당 당직자와 후보 30여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 차려진 종합상황실에 모여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확인했다.
출구조사에서 1~4석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치가 발표되자 천 위원장 등은 한숨을 내쉬며 착잡한 표정을 드러냈다. 이주영 위원장과 양향자 원내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 대표가 민주당의 영입 인재인 공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지역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본 이 대표는 밝게 웃으며 환호했다.
천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에는 오늘밤이 굉장히 길 것 같다"며 "희망을 품고 개표 상황을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제3지대가 힘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선명한 개혁 야당으로서 정체성을 다시 구축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지만, 국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거 같다"며 "대외적으로는 정치개혁이나 양당정치 심판에 대한 열망보다는 윤석열 정부 심판이란 선명성을 더 많이 보신 게 아닐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신당에) 얼마나 투표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1% 국민이든, 2% 국민이든, 5% 국민이든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며 "개혁신당 개혁의 진정성을 믿고 한분 한분이 주신 온기를 절대 잊지 않겠다. 그 온기를 불씨로 만들어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에는 더 큰 횃불이 되고 더 큰 불꽃이 돼서 기득권 양당을 태워 버릴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