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토큰증권 플랫폼까지 구축했는데'... STO 제도화 무산에 침울
적극 나섰던 윤창현·김희곤 의원 등 22대 국회 입성 실패 신사업 공들이던 증권사들 수백억 투자 날릴까 노심초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장은진 기자] 증권업계가 21대 국회 회기 종료로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법안이 무산되면서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새로운 사업분야로 보고 상당 비용을 들여 플랫폼과 인프라를 마련했지만, 운영해보지도 못하고 중단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O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결국 STO 법안은 22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번 STO 법제화가 무산되면서 가장 난감한 상황에 놓은 곳은 증권사들이다. 증권사들은 STO 시장의 제도권 진입을 대비해 신규 부서를 만들고 관련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2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더욱 본격화됐다.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컨소시엄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STO 사업 전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곳은 유진투자증권과 지난해 9월 구축을 완료한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또 코스콤과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올 상반기 공동플랫폼 개설을 위해 공을 들였다.
저마다 토큰시장 플랫폼과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법 개정 없이는 토큰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유통시장을 개설'이 불가능하단 점이다. 업계는 22대 국회에선 토큰증권 시장이 개화할 거란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에 앞장섰던 윤창현, 김희곤 의원이 모두 22대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연속성 있는 법안이 나올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큰증권 시장 개설이 늦어지면서 신사업 발굴에 대한 증권사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IB) 부문이 부진해지면서 실적 부진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증권업계 영업이익은 총 3조1487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005억원) 대비 33.0%나 감소했다. 특히 일부 대형사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중소형사만 놓고 보면 하이투자증권(-96억원), SK증권(-192억원) 등은 적자를 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토큰증권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지만 사실상 의미 있는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면서 "조속히 법안이 마련돼야 사업도 탄력이 붙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