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 이어 생보까지' 공격적 M&A...보통주자본비율 관리 우려 돌출
포스증권 이어 동양·ABL생명 인수도 추진 몸값 2조~3조 달했던 롯데손보 인수 포기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자본적정성 저하 우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 인수에 이어 보험사 인수전에 나서면서 종합금융그룹사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만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면서, 보험사 인수 자금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증권사 인수 이후 자본 확충과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의 비용 문제도 있어서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본비율 규제에 들어가면서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지주들도 자본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생명보험업계에서 '톱6' 생명보험사를 안게될 향후 경영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그간 인수를 검토했던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이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검토에 나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성공할 경우 몸집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 1분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각각 32조4402억원, 17조4707억원이다. 두개 회사를 합친 자산규모는 50조원에 달한다. 이는 생명보험업계 내에서 6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타 금융지주인 KB·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을 견인하는 대표 비은행 계열사는 보험사다. 우리금융이 50조원 규모의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당기순이익 성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높다.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 비중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대다.
다만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 이후에 바로 보험사 인수까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우려감도 있다.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낮다. 올 1분기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4%였으며 신한금융 13.1%, 하나금융 12.9%다. 반면 우리금융은 12.0%를 기록 중이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위해서는 보통주자본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금이 들어갈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더 후퇴할 우려도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 자본비율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우리금융도 자본비율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1%로 추가 적립하도록 했고, 올해 말 스트레스완충자본까지 도입한다. CCyB와 스트레스완충자본의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포기도 자본금 때문이라는 평이 적지 않다.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지분(77%) 매각을 추진 중인데, 매각 가격으로 2조~3조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은 1조원대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최근 포스증권을 인수하면서 자본금이 들었는데 2조~3조원대에 달하는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ABL생명까지 인수하기에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증권 인수 이후 증권사가 자리잡기 위해 들어가야할 자본금도 있어야하고, 생명보험사 인수 자금과 인수 과정에서의 비용도 발생한다.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을 지켜내면서 자본금을 잘 활용해 써야한다.
이에 대해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 측면에서의 여력은 합산한 조정순자산 수준을 상회하나, 명목 조정순자산 가치 그대로 인수한다고 가정한다면 RWA(위험가중자산) 교환비율 2.5배 적용 상한선인 1조8000억원을 크게 초과해 보통주자본비율은 자본조정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산 자본여력은 충분한 데다 공동재보험 출재 등도 가능하기에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투자 필요성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현재 인수 자본금 규모를 3조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보험사 인수 때 RWA 증가나 자본조정 외에도 인수 가격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등을 감안하면 우리금융 입장에서 인수 희망가는 3조원 중반 이내로 추정된다"며 "향후 기존 투자 지분 매각·RWA 관리 계획 등에 따라 상이하겠으나, 목표 보통주자본 비율 12%를 전제로 했을 때 3조원 중반이 상한선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경영진의 의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후 높아진 주주환원정책 중요성 등 감안하면 인수 희망가는 조정순자산 규모와 차이가 다소 클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중레버리지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될 우려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우리금융에 대해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및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다각화 과정에서 이중레버리지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될 우려가 존재한다" 분석했다.
이어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은행지주 평균(1분기 기준 112.2%)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금투입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M&A 원칙은 적정 자본비율 내 건전경영 및 주주이익 극대화,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