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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시기 10월 vs 11월 팽팽...미국 '빅컷'에 한은 고심

가계부채 증가·집값 상승 부담 "점진적 금리 인하 단행 전망"

2024-09-19     손희연 기자
사진=한국은행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0.50%p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서울·수도권의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로 인하를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10월과 11월 중 언제가 될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다. 이로써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금리 격차도 최대 1.50%p 줄었다.

현재 금융시장은 한은의 향후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에 주목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한은의 통화정책 우선순위였던 물가 상승세가 둔화를 보이고 있고,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1.9%를 기록한 뒤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로 한은이 쉽사리 기준금리 인하를 10월에 단행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화를 앞세우면서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을 두고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가 확실할 때 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한은이 공개한 '2024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긴축 기조 완화 기대와 그 여건도 점차 성숙해 가고 있다"면서 "다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균형을 제어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병행은 필수 요건"이라고 의견을 냈다.

박종우 한은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금융안정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연내 금리를 내린다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분명히 내는 상황에서 하게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아파트·연립·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 상승 폭은 0.83%로 7월(0.76%)보다 오르면서 2019년 12월(0.86%) 이래 5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상승 폭도 0.53%로 전달(0.40%)보다 커졌다. 2021년 11월(0.76%) 이후 최대 폭이다.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달 대비 1.27% 올라 2018년 9월(1.84%) 이후 7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한 11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9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직전 최대치는 2021년7월(9조7000억원)이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미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및 경기 연착륙 전망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은 올해 1회, 내년 2회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분기당 1회 수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단행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 수준인 2% 선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소매판매가 2022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등 국내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 또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시,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하단은 2.5%보다는 높은 2.75% 수준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