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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지표에 민감'...코스피, 미 연준 '빅컷'에도 소폭만 상승

금리 대폭 인하에도 미국 3대 지수 소폭 하락 파월 "지표 등 근거해 의사결정...인하 늦어질 수도" 전문가 "경기 연착륙 할 것...4분기 지표 확인해야"

2024-09-19     김영문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나 내리는 '빅컷'을 결정했는데도 미국과 국내 증시는 보합에 그쳤다. 빅컷 발표 직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향후 데이터가 금리를 좌우하거나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등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상당 기간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9포인트 오른 2580.8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6.31포인트 오른 739.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 이목이 쏠렸다. 앞서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1%, S&P 500지수는 0.29%, 다우지수는 0.25% 떨어졌다.

추석 연휴로 인해 휴장이었던 지난 며칠간 세계적으로 두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 먼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유세 현장에서 또다시 총격 위협을 받았는데, 지난 7월 13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피습 당시 미국 증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여론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결집해 트럼프 관련주를 중심으로 요동쳤고, 국내 주식시장도 방산주 등이 오르는 등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피습은 비교적 연휴 초반에 일어났으며 앞서 첫 번째 피습과는 달리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하지 않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다소 낮았다. 아울러 지난 16일 엔·달러 환율이 140엔을 밑돌면서 지난달 '블랙 먼데이'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나타날 수 있었으나 우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 연준의 빅컷은 시장의 예상보다 큰 인하 폭이었는데, 이에 대해 연준은 고용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으며 인플레이션은 추가적인 진전을 이뤄 빅컷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은 "7월 고용지표를 미리 알았더라면 7월에 금리 인하에 나섰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알 수 있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중위수는 4.375%, 내년말 중위수는 3.375%로 연내 50bp 추가 인하와 내년 분기별 25bp 인하 시나리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 빅컷이 향후 금리 인하 폭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해 올해 11월과 12월에 각각 25bp씩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상 밖의 빅컷으로 증시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미국 주요 지수들은 모두 소폭 하락했다. 빅컷 발표와 함께 3대 지수가 모두 급등했지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다소 모호한 발언을 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AP/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들어오는 지표와 경제전망의 전개, (물가·고용) 위험 간 균형에 근거해 매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한다"라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더 느리게 갈 수도 있다"고 해 향후 인하 여부에는 데이터가 많이 작용할 것이라고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잭슨홀 미팅 때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약했고, 금리인하 사이클에 대한 명확한 의지도 피력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파월의 발언으로 인해 상당 기간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이후 관건은 현재 경기 상황이 침체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인데, 현재 시점에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만,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한데, 다음달과 올 11월 경제지표를 통해 미국 경기 연착륙이 가시화되면 글로벌 증시는 상승추세를 재개해 나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는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상당 기간 지표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Bad is bad' 국면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