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상장 삼수생' 된 케이뱅크...강력 한방 없이 습관적 IPO 추진
기업가치 고평가·수요예측 부진·업비트 의존 '발목' 고평가 논란 잠재우기 위해선 사업성·수익성 높여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케이뱅크가 상장 재도전 끝에 IPO(기업공개) 추진을 철회했다. 수요예측 부진과 업비트 의존도를 재상장 실패 원인으로 꼽는다. 케이뱅크는 내년 초 다시 상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 추진에 대한 신중론이 확대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상장 철회 입장을 밝혔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지난 2022년 시작됐다. 케이뱅크는 2022년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추진했다. 다만 당시 IPO 시장이 침체를 맞고 있던 상황이라, 케이뱅크는 2023년초 상장 추진을 철회했다.
그러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상장 재추진을 공식화,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상장 재추진을 철회했다.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 철회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따른 수요예측 부진과 업비트 의존도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총 공모주식 수는 8200만주로 절반이 신주다. 케이뱅크가 설정한 희망공모가는 주당 9500원~1만2000원으로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들은 이보다 낮은 8500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고평가 받고 있다는 이유로는 케이뱅크가 피어그룹(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PBR 1.62배인데, 케이뱅크의 PBR은 2.56배다.
케이뱅크는 수요예측 결과 기관투자자들이 9500원보다 낮은 가격과 케이뱅크가 설정한 희망공모가에서 제일 낮은 9500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도 상장 철회에 대해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업비트 의존도도 발목을 잡았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뱅크의 업비트 단일예금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시장에서의 IPO에 대한 과정에서의 투자자 보호 이슈라든가 적정한 공시 이슈, 또 은행의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이 있으면 두 가지 둘 다 매우 중요한 것인데 두 부분을 다 열심히 잘 챙겨보겠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최근 '케이뱅크 코스피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예금 대비 업비트의 예치금 비중은 2021년말 53%에서 올해 6월 17%로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른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이 기존 연 0.1%에서 2.1%로 크게 오른 것에 대해서는 현재 전체 수신 규모 20조원 중 업비트의 예치금은 3조원 수준이다고 했다.
금융권 내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을 두고 신중론이 확대되고 있다. 케이뱅크만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성 확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정부의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에 힘입은 결과다. 케이뱅크는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영 성장 전략으로 중소기업대출(SME)·개인사업자(SOHO) 대출 등으로 꼽았다. 다만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고, 건전성 문제도 남아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