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이스라엘·이란...정면대결 고비 넘긴 듯
네타냐후 "이란 심각한 피해, 모든 목표 완수" 하메네이, 보복 언급 않고 '내부 단속' 메시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등 곳곳의 군기지와 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이튿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군이 이란을 공격해 방어 능력과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 생산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당분간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겨냥한 공격은 없을 것이란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공습은 이달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이란은 지난 7월31일 자국에서 벌어진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등의 보복차원에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바 있다.
양국이 보복에 재보복을 거듭하던 터라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 완수'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다. 또 공습 표적이 이란의 핵·석유 시설이 아닌 군시설이었다는 점에서 '절제된 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입장 발표도 이전과는 달리 절제된 어조였다. 이를 두고 이란 최고 지도부 역시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에 단기간 내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최근 오판이 과장되거나 폄하돼선 안된다"며 "그들이 26일 이란에 대한 침략을 과장하는 것은 틀렸지만 그들이 한 짓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도 틀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는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의 국력과 결의의 수준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게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국민의 심리적 안보, 즉 두려움이나 의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에 암살됐을 때 즉시 '고통스러운 보복', '피의 대가'를 지사한 것과 달리 이번엔 내부 단속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이란군이 "적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즉시 입장을 낸 것도 이스라엘에 대해 즉각 보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란 언론들도 이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연설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