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2900볼트에 감전됐다 살아난 불사조 아들('인간극장')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도아 기자] 오늘도 가족은 정원에서 꿋꿋하게 삶을 뿌리내려 간다.
11일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아버지의 정원으로' 편이 방송된다.
제주 서귀포시, 올봄 문을 연 한건현(70) 씨의 정원. 만 4천 평에 달하는 이 정원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건, 이름도 낯선 ‘석부작’ 제주 현무암 돌에 붙어 단단히 뿌린 내린 나무들만 천 점 이상인데 돌과 나무와 사랑에 빠진 남자, 건현 씨가 25년간 직접 만든 것들이다. 제주 말로 나무를 뜻한다는 '낭'을 따서 '돌낭'이라는 예쁜 이름도 붙였다.
아내 고영희(68) 씨, 아들 희천(38) 씨와 며느리 이은지(33) 씨 화가인 딸 한아(36) 씨까지 온 가족이 모인 아버지의 정원. 그런데 그날의 이야기만 나오면 가족은 울보가 된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다. 7년 전, 부모님의 양어장을 관리하던 아들 희천 씨가 2만 2,900볼트에 감전되어 전신 3도 화상을 입었다. 1년 넘는 병원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식이 고통스러워하는 건 차마 볼 수 없었던 부모님, 직장을 그만두고 남자 친구 곁을 지킨 여자 친구에 화가 동생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 간호했고, 희천 씨는 불사조처럼 살아났다.
사고로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했지만, 여자 친구와 결혼 후, 기적적으로 아들을 낳았고 명림이는 온 가족의 활력소가 됐다. 아들을 살리고, 중단했던 정원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족. 희천 씨는 굴착기 자격증을 따 아버지와 함께 돌을 나르고, 서울에 살던 화가 딸 한아 씨도 정원 만들기에 합류했다.
이곳에는 제주 현무암 돌에 이끼와 진흙으로 나무를 붙여 뿌리 내리게 한다는 '석부작'이 천 점 이상 있다는데, 25년간 돌과 나무에 빠져 석부작을 만들어온 건현 씨는 제주 사투리로 나무를 뜻하는 ‘낭’을 가져와 ‘돌낭’이라는 예쁜 이름도 붙였다.
정원으로 함께 출근하고, 퇴근도 함께 해 한 지붕 아래에 사는 가족은 다 함께 꽃씨를 심고, 쉬는 날도 없이 일당백으로 정원 일을 해 나간다. 돌과 나무에 매달려 사는 아버지에겐 정원이 천국. 그 천국에서 아내 영희 씨는 정원 해설사가 됐다가 잡초를 뽑다가 식당에서 밥 짓느라 종횡무진 바쁘다.
돌밖에 모르는 자신 때문에 서운한 아내를 위해 건현 씨는 며느리 은지 씨와 함께 깜짝선물을 준비하는데...특별한 아들의 생일, 건현 씨 부부는 아들을 위해 직접 회까지 뜨고, 희천 씨 생일 선물은 1박 2일 구미행. 은지 씨의 친정에 방문한다. 고압 전류에 감전된 아들을 살려내고 아버지의 정원으로 모인 가족들. 투박한 돌에 단단히 붙어 뿌리 내리는 석부작처럼 오늘도 가족은 정원에서 함께 삶을 뿌리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