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각형 배터리 '정조준'…글로벌 수요 맞춤 전략
유럽과 중국 시장 선호도 상승…각형 배터리 성장 가능성↑ LG엔솔, 파우치·원통형·각형…'3대 폼팩터' 포트폴리오 구축 삼성SDI-GM, 오는 2027년 연간 27GWh 규모 생산 목표 SK온, 각형 배터리 기술 개발 완료 및 양산 준비 돌입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소미 기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폼팩터로 자리잡은 각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생산과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으로 외부를 감싸, 충격과 구조적 강성이 뛰어난 제품이다. 모듈 및 팩 설계가 간소화돼 배터리 팩 조립 효율성도 높일 수 있고, 대량생산에도 용이하다. 특히 열전도도가 좋은 알루미늄캔은 냉각기 역할을 해 열 방출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각형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은 2018년 57%에서 지난해 65%로 상승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49%로 파우치형(35%)과 원통형(14%)을 크게 앞섰다. BMW, 벤츠,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며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권역인 중국 시장 영향도 크다. CATL과 비야디(BYD)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각형 형태로 생산하는 가운데 배터리 채용량까지 늘면서 각형 비중이 높아졌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개발 협약을 맺으며 파우치형과 원통형에 이어 각형 배터리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3대 폼팩터'를 완성했다.
또 GM과 합작한 얼티엄셀즈 3공장을 단독 운영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구상이다.
삼성SDI는 지난 8월 GM을 대상으로 각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7년부터 연간 27GWh 규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협의를 통해 36GWh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스태킹(Stacking) 방식의 전극 설계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기술적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 기술 개발을 완료,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지리그룹 산하 브랜드 폴스타가 내년 생산 예정인 '폴스타5'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형 배터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전략적 제품"이라며 "각형 배터리 기술 개발과 함께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각형 배터리는 초기 투자 비용과 생산 효율성 확보가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재범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경쟁 국가들은 전기차나 배터리에 대한 지원 정책들을 강화해왔다"며 "특히 전기차 캐즘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을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정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는 초격차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박재정 산업통상자원부 배터리전기전자과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미래 초격차 기술 확보 지원등을 통해 한국 배터리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