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리밸런싱 마지막 퍼즐 맞췄다…임원 인사 핵심은?
신규 임원 75명…2022년 이후 매년 감소세 SK이노, 통합 추진력·합병 시너지 창출 집중 SK온, 원가 경쟁력 제고…전 조직 고객 및 제품 중심 전환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소미 기자] SK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리밸런싱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운영개선(OI)' 기조를 바탕으로 조직 슬림화와 기술 중심 리더십 배치가 이번 인사 핵심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는 그룹 계열사 간 리더십 교체와 희망퇴직을 포함한 조직 축소를 통해 관리 구조를 간소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새로 선임된 임원 수는 75명이다. SK 신규 임원 수는 2022년도 164명에서 지난해 145명, 올해 82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키워드 '기술·현장·글로벌'
SK그룹은 기술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인재를 발탁,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선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ARPA-E 출신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2020년부터 50여 개의 기후변화 및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SK온은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운영총괄로 선임해 배터리 밸류체인 최적화와 제조 효율성에 박차를 가한다. 제조총괄에는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선임했다. 피 제조총괄은 SK실트론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 및 생산 역량 강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시너지 강화를 위해 관리조직을 통합하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구매, AI·DT 기능을 결집시켰다. 내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고수익 창출이 목표다.
SK온은 조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운영총괄을 신설하고, 기획조정·경영전략·재무·구매 조직을 통합했다. 신창호 SK㈜ PM부문장이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됐다.
제조총괄(CPO)은 반도체 제조 경험을 보유한 피승호 SK실트론 CSS 대표가 선임돼 제조 역량 강화를 이끈다. ESS 사업은 CEO 직속 독립 조직으로 편제해 빠르게 성장하는 ESS 시장에서 사업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SKC는 조직 슬림화와 실행력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박원철 SKC 사장은 글라스 기판 투자사 앱솔릭스 대표를 겸직하며 상업화를 직접 지휘한다. 유지한 경영지원부문장(CFO)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투자사 ISC 대표를 겸직, 반도체 후공정 사업 시너지 확대에 나선다.
SKC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970년대생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SK디스커버리는 경영 전략 전문가 손현호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경영 전략과 재무 전문성을 기반으로 젊은 리더십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단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안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개발총괄(CDO)로 임명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D램 및 낸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단 전략이다.
SK그룹은 SK아메리카스 미국 대외 업무 컨트타워로서 역할을 확대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출신인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대관 총괄로 선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그룹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성장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T)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AI 추진단과 DT 추진팀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 역량을 전사적으로 결집했다. SK텔레콤 주도로 AI R&D센터를 신설해 계열사 간 AI 기반 시너지를 강화하며,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중심 인사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는 한편, 연중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SK㈜에서 신설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최 본부장은 바이오 분야를 넘어 SK그룹의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신설된 SK㈜ 성장 지원 담당은 AI 혁신과 함께 그룹 차원 중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조직으로, 출범과 운영을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SK그룹은 정기 인사 외에도 연중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SK스퀘어, SK에코플랜트에서 CEO 교체를 단행했다. 하반기에는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현장형 CEO를 선임, 조직 조기 안정을 도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