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호재'...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주목'
중국 저가 패널 공세에 고전하던 韓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로 수혜 기대 내년엔 실적턴어라운드 본격화 전망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보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저가 패널 공세로 고전하던 상황을 미국의 견제가 반전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부터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정보기술(IT)기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대중 무역제재를 내놓은 다음날인 지난 3일과 10일 각각 하루에에 2.51%, 3.26%씩 올랐다. 외국인이 '사자'세를 이어간 덕이다. 이들 이틀간 외인은 총 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 방향성이 드러날 때마다 호재로 인식한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2018년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부터 후퇴하기 시작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는 2017년부터 LCD 시장에서 선두에 올라섰다. LG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009년 26%(1억3000만대)에서 2018년 17%(1억400만대)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BOE의 점유율은 2%(1000만대)에서 26%(2억1000만대)로 수직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4분기 일시적으로 흑자로 전환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기업과의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국내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LCD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이어 OLED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중국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OLED 시장에서도 한국을 뒤쫓는 실정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8년 3.2%에 불과했던 중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5.6%로 5년새 8배 성장했다. 작년 OLED 생산능력 점유율(트렌드포스 집계 기준)도 한국 54.9%, 중국이 43.7%을 기록하며 맹추격 중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가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라는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다. 김민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에도 미국의 중국 디스플레이 제재 가능성 보도에 따라 올랐던 주가를 기억해야 한다"며 "한국 패널 업체의 성장 저해 요인은 명실상부 중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는 '수혜의 저울질'이 아닌 '일방적인 수혜'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이 취할 현실적인 중국 제재 방안으로는 중국산 패널을 탑재한 제품에 일부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국 기업 공급망에 중국산 패널 탑재 억제 등이 꼽히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생산 공장은 광저우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외 베트남(모듈)에 위치해 있다. 지적학적으로도 미국의 대중 제재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특히 광저우 공장의 경우 지난 9월 LCD 패널 공장과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매각 절차는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내년엔 그동안의 실적·재무구조 개선 성과과 함께 AI 보급에 따른 OLED 성장 궤도 진입과 애플이 주도하는 구조적인 시장 확장세로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를 집계한 내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863억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