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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해외건설 수주전선 먹구름…목표 달성 빨간불

올해 1~11월 해외수주액 327억달러…400억달러 달성 불투명 국내 정세 불안에 추가 수주 안갯속…공사비 변동성도 커져

2024-12-17     김하수 기자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액이 5년 연속 300억달러 고지를 넘었지만,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 달성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 등 정세 불안에 따른 영향으로 수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525건으로 수주액은 총 326억935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7억3739만달러)과 비교해 17.9% 상승한 것으로, 1∼11월 수주액만 놓고 보면 올해 수주액은 2015년(407억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지역 내 수주액이 166억8522만달러로 전체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54억5312만달러(16.7%) △유럽 50억2014만달러(15.4%) △북미·태평양 43억6388만달러(13.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통상 해외건설 수주는 연말에 집중되는 만큼 올해 전체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규모(333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연초 제시한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인 4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정부 간(G2G) 협력이 필수적인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5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및 스웨덴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만나 소형원전모듈(SMR) 관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불안정한 국내정세 등을 고려해 방한을 취소하며 일정이 연기됐다.

윤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해외 원전사업도 추진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원전 사업은 국가 간 신뢰가 중요한 만큼, 업계는 국내 탄핵 정국이 빌미가 되어 본계약이 영향을 받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 주요 해외 프로젝트와 정부를 활용한 세일즈 외교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로부터 ‘한국 정부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정권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환율 급등은 또 다른 변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을 돌파하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과 직결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해 해외 수주 비용 상승과 계약 조건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탄핵 정국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면서 해외건설 수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4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