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협금융 회장 관료보다는 내부출신 유력…강호동 중앙회 회장 '새판짜기'
농협금융 회장 인사, 탄핵정국에 관료출신 영입 어려워 금감원장도 회장 인선에 "농민·농업에 애정·이해도 중요"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NH농협은행장이 교체되는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이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는 탄핵 정국을 맞아 관료 출신인 외부 인사가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오를 가능성을 낮다고 본다. 특히 금융당국도 농협금융 회장 인선에 대해 농업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 회장 후보가 내부 출신이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협은행장 후보로 오른 강태영 내정자는 경남 합천 출신인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 같은 동향 출신이다. 강호동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대거 교체해 새판짜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장에 강태영 현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추천했다. 강 내정자의 임기는 2025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강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진주 대아고, 건국대를 졸업한 이후 1991년에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서울강북사업부장과 DT부문 부행장 등을 거쳐 현재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강 내정자는 다년간 여신 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인사부와 종합기획부 등의 근무경력과 일선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탁월한 기획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육각형 인재'로 알려졌다. DT부문 부행장 재임 시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지주회장과 함께 뱅킹 앱을 그룹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섰던 디지털 전문가라는 평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농협은행이 내년에 디지털 혁신 주도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신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강 내정자가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 금융권이 내부통제와 인적쇄신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 경험과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강 내정자는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적재적소 인사 구현을 통해 농협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농협은행장 인사를 놓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체제로 인사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호동 회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강태영 내정자와 같은 동향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을 100% 가진 최대주주다. 이에 농협금융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인사에 농협중앙회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향후 농협금융 회장 인선에 대해서도 주목되고 있다. 아직 농협금융은 회장 후보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
금융권 내에서는 이석준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보다는 새로운 인물이 회장 자리에 앉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 인선에는 외부인사와 내부인사가 대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대 농협금융 회장 7명 가운데 5명이 관료출신으로, 통상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는 외부인사인 관료출신이 차지했다. 다만 현재 탄핵 정국을 맞아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할 만한 관료 출신 인사를 찾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 내부에서 회장 후보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융당국도 농협금융 회장 인선과 관련해 농업에 대한 이해도를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농협금융·중앙회와 소통하고 있고 금융권 건전성 및 영업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은 우리와 같다"며 "농민과 농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를 가진 균형있는 선임을 진행했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