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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전망] 불붙는 AI칩 경쟁…삼성·SK, HBM 판로 확대 '기지개'  

빅테크 '탈엔디비아' 움직임에 韓메모리 수혜 기대 파운드리는 2나노 양산 본격화…주도권 경쟁 사활

2024-12-27     이보미 기자
사진=픽사베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보미 기자] 다가오는 2025년은 고성능 대역폭메모리(HBM)를 제조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수요처가 본격 확장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가속기 개발을 위한 경쟁이 불붙으면서 '탈(脫) 엔비디아' 진영이 커지는 데 따른 변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기대된다.

◇ASIC 생태계 확장…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기회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주문형반도체(ASIC) 기업 브로드컴으로부터 HBM3E 8단 공급 요청을 받고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성능을 개선한 후속 샘플을 수차례 제출한 SK하이닉스는 실제 제품 공급이 가까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HBM 수요의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가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결합해 AI 가속기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시장 독점 체제로 가격 협상력에 한계가 있었던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인공지능(AI) 가속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브로드컴은 빅테크들의 탈 엔비디아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급부상했다.

이 회사는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ASIC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AI칩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구글과, 메타의 자체 AI칩을 설계하고. 오픈AI와 애플도 브로드컴과 일부 ASIC 분야 설계를 협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범용성을 목표로 하는 GPU와 달리 ASIC은 불필요한 회로를 제거하고 추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산 단위만 포함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GPU 대비 전력 소비가 적고 공간 효율성이 높은데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AI용 ASIC 칩 시장이 2027년 전체 AI칩 시장(1820억달러)의 30%인 550억달러(약 75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HBM 제조사의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다. 시장에선 맞춤형 HBM 수요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고객군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브로드컴뿐만 아니라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마벨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맞춤형 HBM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대만 TSMC의 공장 전경. 사진=TSMC 제공

◇내년 파운드리 '2나노 시대' 도래…삼성·TSMC 전면전 예고 

내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은 최신 공정인 '2나노(㎚)' 시대 도래와 함께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내년 목표로 '2나노 공정의 램프업(생산능력 증가)를 꼽고 정면승부를 예고한 상태다. 

TSMC는 지난달 말 대만 가오슝에서 2나노 신공장의 장비 반입식을 당초 예정보다 반년 앞당겨 열고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내년부터는 2나노 공정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도 60%를 넘기는 등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성공했지만, 저조한 수율 탓에 TSMC에 주도권을 내줬다.

삼성전자는 2나노에서 만큼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가동 계획을 4나노 대신 최선단인 2나노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면 수정했다. 연말 인사에서 삼성 파운드리 사업 수장이 된 한진만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보낸 첫 메시지에서 "2나노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2나노 경쟁을 앞둔 현재 TSMC가 삼성보다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앞으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그동안 2나노에선 TSMC와 겨뤄볼만 하다고 강조해왔다. TSMC가 2나노에서 GAA를 처음 도입하는 반면 삼성은 3나노부터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내년 모바일 시장은 XR 생태계 본격 개화 움직임

내년 모바일 시장은 삼성전자와 구글·퀄컴 동맹이 내놓는 새 확장현실(XR) 기기로 XR 생태계가 본격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XR은 시각, 청각, 움직임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주변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새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구글·퀄컴과 함께 이달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연 'XR 언락'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과 이를 탑재할 첫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을 소개했다. 프로젝트 무한은 안드로이드 XR에 적용될 헤드셋으로, 내년 출시를 앞뒀다. 무한(無限)이라는 이름 그대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드로이드 XR은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외부·가상 현실과 다양한 감각을 통해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구글 제미나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탐색할 수 있고, 사용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무한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 구글뿐 아니라 다양한 서드파티 앱·서비스 콘텐츠를 확보해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규모를 확장하겠다고 했다. 구글 또한 XR 기기용 앱과 게임이 쉽게 개발되도록 개발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부터 XR에 특화한 다양한 앱, 게임, 몰입형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비약할만한 성장을 이루지 못했던 XR 생태계가 본격 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시장에선 XR 기기가 소비자 관심을 얻으려면 실용성이나 흥미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 구글의 앱 개발 파트너사들도 XR 에코시스템 확장과 발전을 위한 개발자들의 참여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도 올해 2월 X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야심차게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킬러 콘텐츠 부재와 500만원대의 높은 가격 탓에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보다 앞서 2015년 스마트폰 기반의 '기어 VR' 헤드셋을 출시한 바 있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었다. 애플 또한 내년 다양한 XR 전용 앱 개발을 지원해 XR 기기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2025년형 'QNED TV' 홍보 이미지. 사진=LG전자 제공

◇삼성·LG, 100형 TV 라인업 확장…中 공세에 승부수 

내년 TV 시장은 100형 이상 제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0형 TV 시장을 이미 중국 기업들이 선점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라인업 확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LG전자는 2025년형 'LG QNED TV' 신제품 라인업에 100형(대각선 길이 254㎝) TV(모델명: QNED89A)를 새롭게 선보인다. 초대형·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대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100형 TV를 선보이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98형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내년 CES에서 100형 네오 QLED TV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내년 3~4월 TV 신제품 출시 기간에 맞춰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중국 패널 기업으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아 완제품 테스트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TCL과 하이엔스 등 중국 가전 제조사들이 초대형 TV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자 대응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은 올해 초 CES 2024에서 110형, 115형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3분기 80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TCL은 처음으로 삼성을 추월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80형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TCL은 삼성을 제치고 2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위로 점유율 19%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26%) 대비 7%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하이센스는 전년 대비 11%p 증가한 16.5%로 3위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p로 맹추격 중이다. LG전자는 11% 점유율로 4위에 그쳤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공세에 맞서 초대형과 함께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세 LG전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MS)사업본부장 사장은 "올레드의 차별화된 화질, 진정한 무선 솔루션, 초개인화 경험 등을 계승한 LG QNED TV로 다른 LCD TV에서 느낄 수 없는 압도적인 초대형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