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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원장의 스마트 한의학] 신(神)-감정의 기복은 오장을 병들게 한다.

2014-12-13     김철규 하늘꽃한의원 원장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수메르문명이 기록된 쇄기 점토판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자인 제카리아 시친이 쓴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에서 보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영원히 늙지도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외계인의 얘기가 나온다. 외계인이 유전자 조작방식으로 자신과 똑같은 인간을 창조하고 창조된 인간은 생노병사를 겪도록 설계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인간과 신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인 길가메시가 불노장생의 생명수를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인류최초의 서사시(敍事詩)인 그 유명한 '길가메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렇게 창조된 인간이 외계인을 신(神)이라고 불렀다고 말한다.

논란이 많은 부분이지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뭔가 의지하고자 하는 것을 ?게 된다. 그때는 어딘가 의지해야 살아갈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신(神)은 인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주재하고 대응해서 항상성(Homeostasis)를 유지하게 하는 그 무엇이라고 한의학적으로 정의 내린 바가 있다. 좁은 의미로 보면 인간의 육체나 정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고 외부에 대한 감정이나 정서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알맞게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웃고, 화내고, 우울해하고, 생각하고, 슬프고, 공포스럽고, 놀라는 등의 인간의 기본 감정인 칠정(七情) 즉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이 중에 노희사비공(怒喜思悲恐)은 오장인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을 상하게 한다. <황제내경>과 기타 문헌에서 폐(肺)의 감정을 비(悲)와 우(憂)로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슬프고 우울한 감정은 비슷해서 혼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비(悲)로 통일해 설명하겠다.

사실 요즘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분노의 감정이 대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화(火) 즉 분노는 간(肝)을 상하게 한다. 이를 노상간(怒傷肝)이라고 했다. 간(肝)은 위쪽으로 승발하는 기운이 강해서 그 기운을 받은 봄의 연약한 새싹들이 아스팔트도 뚫고 나온다고 했는데, 화를 내면 일시적으로 간의 승발하는 기운이 더욱 증가하게 돼 기운이 얼굴까지 치솟아 얼굴이 붉어지고, 입이 마르고, 눈도 뻑뻑하게 돼 눈에 뵈는 게 없게 된다. 이를 간화상염(肝火上炎)이라 한다. 노상간이 심한 경우는 박궐(薄厥)이 생긴다. 박궐이란 피를 한사발 토한다는 뜻이다. 우리 몸의 주인인 심장은 몸이 잘 다스려지면 기쁘다. 하지만 군주가 기쁜 일만 ?아다니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 하(夏)/은(殷)의 마지막 폭군인 걸(桀)/주(紂)가 자신의 기쁨만을 ?아 주지육림에 빠져 나라를 망친 것처럼 심한 기쁨(喜)은 심장을 상하게 한다. 이를 희상심(喜傷心)이라고 한다. 깊이 사색하거나 한 문제를 집중해서 오랫동안 생각을 하면 모든 인체 내의 에너지가 머리로 몰리고 쉬 배가 고파진다. 하지만 이런 생활을 오래 하면 기운이 움직이지 않고 정체돼 기결(氣結)이 된다. 이를 사기결(思氣結)이라 하고 밥 먹을 때를 잊어버리고 배고픈지 모른다. 이를 사상비(思傷脾)라 한다. 생각을 오래하면 비장을 상하게 해서 입맛을 잃게 한다라는 뜻이다. 생각이 많은 소음인이 항상 입맛이나 소화 때문에 고생을 겪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극도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꺼억 꺼억 흐느껴 울게 되고 숨이 고르지 못하다. 폐의 기운이 왕성한 갓난 아이나 단전호흡을 오래한 사람의 숨이 고른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극도로 슬퍼하면 폐(肺)가 상한다. 이를 비상폐(悲傷肺)라고 한다. 사나운 개를 만나거나, 한 여름에 무서운 얘기를 듣거나, 공포영화를 보면 오싹한 느낌이 이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무섭고 공포스러운 영화나 얘기는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므로 여름에 하는 것이 제격이다. 여름에 너무 늘어지는 것을 오싹하게 해서 정신을 차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력한 수축은 신장의 수축을 더욱 심하게 촉진해서 신장을 상하게 한다. 그래서 밤에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고 지도를 그린다. 이를 공상신(恐傷腎)이라고 한다. 감정의 기복이 오장육부를 해치는 것을 막는 것은 그 감정을 추스르거나 오행 즉 노희사비공(怒喜思悲恐)의 상극(相剋)을 이용해서 하는 방법이 있다. 상극의 순서를 보면 노사공희비노의 순서가 된다. 노극사(怒剋思)이지만 내경에는 노승사(怒勝思)로 되어 있다. 단지 극(剋)을 승(勝)으로 바꿔 부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울하고 슬픈 일이 많은 요즘 시대를 건강하고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웃을 일을 많이 만들거나 그것도 아니면 억지로라도 웃어야 할 것이다.

인도에서는 오래 전부터 웃음으로 치료를 하였는데 그 원리가 희승비(喜勝悲)다. 일노일노(一怒一老), 일소일소(一笑一少)라고 했다. 한번 화내면 한해 늙어가고, 한번 웃으면 한해 젊어진다라는 뜻이다. 옛 선사들이 감정의 기복이 없이 항상 마음가짐을 고요하게 해서 동안(童顔)을 유지했던 것도 다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정변기(移情變氣)요법이란 말이 있다. 감정을 변화시키면 기운이 변한다는 것을 이용해서 치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