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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에서 맥북으로 과녁 바꾼 MS 서피스

가격·사용성·파트너사 등 문제로 성패는 미지수

2014-05-21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일(현지시간) 내놓은 랩톱 겸용 태블릿 '서피스 프로 3'은 일차적으로 업무용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MS는 애플 아이패드가 소비자용 태블릿 시장을 주도하는 현실을 뒤집기 어렵다고 인정하고, 목표를 업무용 랩톱 시장으로 완전히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3월 말 MS는 대표적인 업무용 프로그램 '오피스'를 아이패드용으로 출시한 바 있다.

서피스 프로 3는 화면 크기가 12인치로 비교적 커서 문서 작성 등 업무에 알맞다. 화면 크기가 애플 아이패드(9.7인치)에 가까웠던 재작년·작년 모델(10.6인치)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당초 MS가 화면 크기가 작은 '서피스 미니'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빗나갔다.

MS의 이런 행보는 "아이패드를 따라잡으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대신 애플 맥북 에어를 따라잡겠다"는 방향으로 서피스 사업의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방침은 PC 소프트웨어 업계의 독보적 최강자라는 MS의 정체성에 알맞다. 또 태블릿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한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MS의 서피스 프로 3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등 애플 노트북이나 레노버 등 다른 회사의 윈도 태블릿 겸용 랩톱과 비교할 때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이 있는지가 문제다.

MS 서피스 프로 3의 최고 사양 모델은 1천949 달러인데, 인텔 i7 하스웰 코어 프로세서, 8 기가바이트(GB) 램, 512GB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비슷한 사양의 애플 맥북 에어 11인치 모델(실제 화면 대각선 길이 11.6 인치)보다 오히려 300달러 비싸다.

또 서피스 프로 3의 기본 모델(799달러)에는 인텔 i3, 4GB 램, 64GB 플래시 메모리가 달려 있는데, 애플 맥북 에어 11인치 기본 모델(899달러)은 인텔 i5, 4GB 램, 128GB 플래시 메모리 등 사양이 확연히 우월하다.

사양을 이와 같은 수준으로 맞추면 MS 서피스는 999달러가 돼 100달러 더 비싸진다.

게다가 MS 서피스 프로 3에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키보드가 달려 있지 않아 액세서리인 타이프 커버(130달러)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또 MS는 서피스 프로 3가 0.8kg으로 맥북 에어보다 가볍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는 키보드 무게를 뺀 것이어서 이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1.1kg가 돼 맥북 에어 11인치보다 오히려 무겁다.

펜과 터치스크린으로 입력이 가능하다는 점과 디스플레이 화소 수가 2,160×1,440으로 맥북 에어 11인치(1,366×768)보다 우월하다는 점은 MS 서피스의 장점이다. 다만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2,560×1,600)보다는 못하다.

다시 말해, 가격이나 사용의 편리함에서 MS 서피스가 맥북 에어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무리인 상황이다. 또 실사용시 배터리 수명이나 제품의 완성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격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레노버를 비롯해 윈도 태블릿 겸 랩톱을 제조하는 다른 파트너사들과의 관계가 매우 큰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MS가 하드웨어 파트너사들과 상생을 추구하지 않고 하드웨어 마진을 줄이도록 압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인텔의 프로세서 출시 주기상 MS 서피스 프로 3가 아주 '애매한' 상황에서 시장에 나오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인텔은 하스웰 후속으로 브로드웰 프로세서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12월 또는 그전에 이를 탑재한 레노버 등의 제품들이 시판될 예정이다.

하스웰 i5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 3가 올해 6월 20일에 풀리는데, 그로부터 채 반년도 되지 않아 훨씬 우월한 성능을 지닌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 태블릿 겸용 랩톱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다.

FBR 캐피털 마케츠의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아이브스는 이번 서피스 프로 3 발표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취한 조치 중 가장 나은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