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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 영화보기] 주사위에 입김을 불어넣는 행위는?

2012-01-06     이경기 영화칼럼니스트
대니얼 크레이그가 6대 본드로 첫 등장했던 마틴 캠벨 감독의 '007 제21편 : 카지노 로열 Casino Royale'(2006).

영국 첩보국 MI6 요원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는 국제 테러조직의 자금줄로 알려진 수수께끼의 인물 르시프(매즈 미켈슨)의 배후를 밝혀내는 것. 마다가스카르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007은 르시프가 몬테카를로의 '카지노 로열'에서 무제한 배팅이 가능한 홀뎀포커를 통해 대규모 테러자금을 모으려는 음모를 밝혀낸다.

도박장의 풍경을 자주 보여주는 이 작품 외에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카지노'(1995)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도박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무대로 카지노 보스의 복잡다단한 인생 여정을 다룬 실화극.

극중 내기 도박의 1인자 에이스(로버트 드니로)는 미모의 도박사이자 남성 편력이 심했던 진저(샤론 스톤)에게 푹 빠져 목숨을 위협받는 등 곤욕을 치른다. 마약과 돈 많은 남자를 쫓아 부나비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진저는 도박장에서 거액을 베팅할 때마다 주사위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에드리안 감독의 '은밀한 유혹'(1993). 다이애나(데미 무어)와 데이비드 머피(우디 해럴슨)는 고교 동창 때 만나 결혼한 사이. 집을 건축할 목적으로 융자를 받아 땅을 구입한다. 그러다 부동산 업계에 불황이 닥치고 데이비드마저 건축사무소에서 쫓겨난다.

융자금 상환을 못하게 된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으로 돈을 따보자는 위험한 생각을 한다. 도박장에 들어선 다이애나. 그녀는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할 때 돈을 따게 해 달라는 기원의 의미로 역시 주사위에 입김을 쏘이는 행동을 보인다.

도박 영화에서 '입김'은 행운을 뜻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술사나 무당 등은 입김을 통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유하려는 시도다. 이처럼 '입김'은 '초능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에서도 가구 공장 노동자 고니(조승우)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20장의 화투로 벌이는 '섰다'판에 뛰어들어 전문 도박꾼들과 인생을 건 도박판을 벌인다. 이 영화에서도 프로 도박꾼들은 거액의 판돈을 차지하기 위해 화투에다 입김을 쏘이는 행동을 보여준다.

서양 도박사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는 각오와 판돈을 거머쥐고 싶다는 욕구를 드러내기 위해 입김을 불어넣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품을 할 때 동서양을 막론하고 손으로 입을 막는 것은 공통적인 제스처. 서양에서는 입을 벌릴 때 악령이 혼을 뺏어가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동양에서는 행운이나 복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은연중에 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