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요모조모] <9> 리튬이온배터리 수명에 영향 미치는 '음극재'
2020-10-07 신지하 기자
배터리 수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음극입니다. 현재 음극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는 흑연입니다. 흑연은 상당히 규칙적인 구조로 돼 있고 탄소가 결합된 하나의 층이 여려 겹 쌓인 구조입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흑연 층 사이사이로 들어가는데요. 리튬이온이 들어간 흑연은 팽창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 충·방전으로 리튬이온이 흑연(방)을 오가면 그 방은 망가져 못쓰게 됩니다. 음극의 부피가 계속해서 변하고 구조도 조금씩 변화가 오죠. 그러면서 수명도 차츰 줄어들게 됩니다. 음극의 부피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용 시간이 줄어들 뿐입니다.
음극의 부피 변화는 배터리 용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제품을 설계할 때는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할 구조적 변화를 어느 정도 선 반영해 설계합니다. 팽창이 많이 일어나는 소재를 사용한다면 방을 많이 만들 수 없어 용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부피가 덜 팽창하는 소재를 사용하면 여유 공간이 넉넉해 더 많은 방을 만들어 높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70% 성장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음극재 시장 수요 비중은 약 3%였으나 5년 후 11%까지 높아진다고 합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바탕으로 충분한 전기차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는 현 시점에서 실리콘 음극재의 전지 내 사용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에 대비해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실리콘 음극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실리콘은 소재 특성상 흑연보다 30~40배 이상 부피가 팽창한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기술적 문제로 현재 음극재 시장에서 실린콘 수요는 흑연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실리콘이 흑연보다 1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만큼 부피 팽창이라는 부작용을 빨리 개선하는 업체가 향후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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