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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대출규제의 역설...소비자들 '중금리'로 내몰렸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 증가폭 시중은행 보다 3배 급증

2022-03-02     박재찬 기자
개인대출/제공=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재찬 기자] 주요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폭이 4대 시중은행보다 3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의 중금리 비대면 대출로 가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금융 소비자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총여신은 29조2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22조8642억원 대비 6조3446억원, 27.8% 증가했다.

각 사별로는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여신은 10조6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883억원 대비 16.9% 늘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누적 여신은 9조2416억원으로 28.1%, 웰컴저축은행 4조7347억원으로 55%, 페퍼저축은행 4조6114억원으로 23.9%씩 각각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이같은 대출확대에 힘입어 역대급 이익을 거뒀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으로 2932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1933억원 대비 5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순이익은 1994억원으로 55.5% 늘었고, 웰컴저축은행도 1032억원으로 29.3% 증가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93억원 보다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주요 시중은행 저축은행 전년 대비 여신 증가폭/제공=각 사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은 시중은행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시중은행은 대출 규모에서 저축은행보다 훨씬 크지만 대출 증가세는 저축은행을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누적 여신은 1209조1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107조6850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여신은 335조3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312억7184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98조5039억원으로 9.7% 늘었고, 하나은행도 289조7042억원으로 8% 불어났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여신이 두자릿 수 늘어난 우리은행은 285조6462억원으로 10%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이 역시 주요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1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422억원 대비 1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7.2%, 17.3% 각각 늘었고, 우리은행은 1조795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무려 63.5%가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의 대출이 시중은행보다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대출 잔액이 급증하자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였고, 그러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제2 금융권으로 대출 쏠림 현상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저축은행, 보험사 등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규제 영향은 시중은행 보다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 규제로 자금이 필요한 대출 고객들을 중금리 위주로 취급하는 저축은행으로 내몰은 셈이다. 지난달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4.23~4.57%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주요 저축은행 신용대출금리는 8.87%에서 8.87~18.55%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가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대출할 수 있는 저축은행의 비대면 중금리 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