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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한동훈' 파격 지명에 정치권 격랑 불가피

"의리와 오기·보복 판치는 누아르" 민주당 의원들 경악 한동훈 "민주당 검수완박, 국민에 큰 고통…반드시 저지"

2022-04-13     박준영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새 정부 첫 법무장관 후보자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지명을 두고 정치권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한 후보자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온데다 그간 현 정부와 각을 세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법무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외교부 등 8개 부처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2차 조각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검찰시절 자신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파격 지명했다.

1973년생인 한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27기다. 그는 검찰 조직 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또한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3차장 검사를 맡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비리 수사를 이끌어 ‘특수통’ 검사로도 불린다. 한 검사장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했을 때 최연소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장을 지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데 대해 “20여년간 법무부 검찰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며 “수사·재판·검찰·법무·행정 분야에서 전문성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법무 행정의 현대화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사법 시스템을 정립하는데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니다”며 “한 후보자는 수사와 재판 같은 법집행 분야뿐만 아니라 법무 행정 검찰에서의 여러 가지 기획 업무 등을 통해 법무 행정을 담당할 최적임자라 판단했다.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 업무 경험도 갖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주문한 것은 법무 행정이 경제 발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무 행정의 현대화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 맞는 사법제도 정비해 나가는데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후보자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 한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 행보를 두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한 후보자는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 언론인, 학계,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공론의 장에서 이런 식의 만장일치 반대가 있었는지 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심지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다. 나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의 해악을 실감했다”며 “취임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법무장관으로 취임 시 검찰의 연소화(年少化)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대한민국은 이미 20∼30대 여야 대표를 배출한 진취적인 나라”라면서 “50세가 거의 다 됐다. 공직 생활에서 이 분야에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사진=정청래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고귀한 검사장에서 일개 장관으로 가는군요”라고 비꼬았다. 또한 신동근 의원은 “정치가 의리와 오기와 보복이 판치는 누아르 영화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건지,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힌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청래 의원은 한 후보자에 대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경악, 믿어지지 않는다. 한동훈 윗 기수들 다 나가란 뜻?”이라고 했다. 이는 한 후보자가 김오수 검찰총장(20기)보다 몇 기수 후배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강욱 의원은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검찰 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을 택한 묘수. 역시 최대 공로자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