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社] 현대오일뱅크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친환경사업 집중 육성'
[편집자주]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안보에도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이제는 글로벌 화두가 된 '탄소중립' 정책으로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도 수년전부터 친환경 신사업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들과 석유화학, 배터리 업계에서도 수소, 연료전지, 태양광 등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폐플라스틱의 자원화를 골자로 한 화학적 재활용 사업에 대한 친환경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은 친환경 신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한단계 도약하려는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신지하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와 같은 친환경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기존 정유사업에서 벗어나 최근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분야를 개척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40%로 낮추고, 블루수소 등 친환경 미래사업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 블루수소 밸류체인 구축 속도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연간 약 20만톤의 수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수소 사업을 추진하려면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회수,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컬과 함께 '액체 탄산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이 공장에는 현대오일뱅크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원료로 공급된다.
이번 사업협력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해 제품화하게 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기존 수소 생산 공장이 블루 수소 생산 기지로 탈바꿈한다.
생산한 블루수소는 전국 수소충전소에 공급된다. 수소를 차량용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소공장에서 생산한 수소를 99.999%의 고순도로 정제하고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대산 공장에 고순도 수소 정제 설비를 구축했다. 수소 정제설비에서 생산된 고순도 수소는 이송 차량에 담겨 전국 충전소로 공급된다. 하루 생산 가능량은 3000kg로 수소차 넥쏘를 600대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순도 수소 정제 설비 구축을 통해 자동차용 수소 출하 거점을 구축하고, 앞으로 수소 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 진출…"수소 밸류체인 확대"
현대오일뱅크는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확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충남 천안에 구축,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실증 테스트를 거쳐 오는 2023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분리막뿐 아니라 전해질막까지로도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회사는 2030년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간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체 확산층, 전극 분리판 등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전반을 포괄하는 단위셀 사업과 건물·중장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수소 사업 확장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수소경제 강화 노력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산업에 출사표를 던진 뒤 10년 안으로 정유부문 매출 비중을 40%까지 줄인다는 '탈(脫)정유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 "친환경 바이오 항공유로 하늘길 연다"
현대오일뱅크는 대한항공과 손잡고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항공유 사용 확대를 추진 중이다. 양사는 바이오 항공유 규격 제품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와 조사, 공항 내 급유 인프라 구축은 물론 관련 정책 대응에도 함께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가 대한항공과 손을 잡은 배경에는 글로벌 탄소 배출 저감 움직임이 있다. 유엔(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오는 2027년 국제 항공 탄소감축 상쇄 제도 의무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항공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 목표다.
바이오 항공유는 동물성 지방과 식물성 기름 등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해 원료 수급부터 생산, 소비 등 전 단계에 걸쳐 기존 항공유와 비교해 탄소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항공사들이 국제민간항공기구 요구를 맞추려면 바이오 항공유 비중을 늘려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로서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고, 대한항공은 바이오 항공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 공장 내 바이오 항공유 생산 전용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 폐플라스틱서 친환경 화학소재 만든다
현대오일뱅크는 삼성물산과 손잡고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화학소재 생산을, 삼성물산은 친환경 화학제품의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규 고객사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폐플라스틱 기반 저탄소 열분해유를 활용해 친환경 납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납사는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돼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한다. 회사는 친환경 납사를 사용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만드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전문기업 대니머 사이언티픽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도 협력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이다. 최근 폐플라스틱 문제가 주목받으며 함께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2월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힌환경 제품 인증제도인 'ISCC PLUS'도 취득하기도 했다. 이번 인증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친환경 납사로 생산하는 공정에 부여됐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공장 운영도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4년까지 현재 보유 중인 3기의 중유보일러를 LNG보일러로 교체할 예정이다. 한전 등 외부에서 공급받는 전력도 2050년까지 전량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공정을 최적화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해외온실가스 감축 사업에도 투자해 추가 배출권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