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부랴 만기보유채권 늘리기...보험사들 금리인상에 자산 재분류 한창
한화생명·교보생명 만기보유채권 늘려...삼성생명은 매도가능채권 대거 보유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재찬 기자] 보험사들이 금리 인상기 자산 평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채권 재분류에 나섰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만기보유채권을 확대한 반면, 삼성생명은 매도가능채권을 대거 보유하는 자산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의 만기보유채권 확대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내년 새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유연한 자산운용이 필요한 보험사 입장에서는 만기보유채권 보유 확대는 악재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 1분기 채권 재분류를 통해 매도가능채권의 비중을 줄이고, 만기보유채권을 늘렸다.
한화생명의 지난 1분기 만기보유채권은 30조2603억원이다. 전분기인 지난해 말까지 한화생명의 보유채권은 75조7501억원 100%가 매도가능채권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올해 1분기 만기보유채권을 늘리면서 매도가능채권은 44조7092억원으로 41% 감소했다.
교보생명도 만기보유채권의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 1분기 교보생명의 만기보유채권은 12조2987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5536억원 보다 170.1%나 늘었다. 매도가능채권은 50조6376억원으로 연말 60조7941억원보다 16.7% 감소했다.
보험사의 채권자산은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험사들은 이익 확대를 위해 채권을 매도하거나,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자산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채권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지급여력(RBC) 비율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만기보유채권을 다수 보유해야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만기보유채권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매도가능채권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이번 만기보유채권 확대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에 대응한 자산운용 전략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수년째 매도가능채권의 비중을 높게 두는 자산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매도가능채권은 166조7821억원으로 지난해 말 178조9913억원 대비 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만기보유채권은 2783억원으로 0.7%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매도가능채권의 평가손실과 만기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은 재무건전성 관리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매도가능채권을 다수 보유하는 자산운용 전략은 채권 평가손실 우려가 있지만,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채권 보유 수익률을 높이는 등 자산운용 유연성 확대에는 용이하다. 올해 1분기 기준 RBC비율은 삼성생명 246.1%, 한화생명은 160%, 교보생명 205.1%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의 만기보유채권 확대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다만, 내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튜레이션 확대 등 유연한 자산운용이 필요한 보험사들에게 금리 인상은 악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