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석빙고 원리서 찾은 무풍에어컨, 핵심은 마이크로홀'
2016년 무풍에어컨 첫 출시, 사용 패턴 맞춰 기술 진화 스피커폰에서 찾은 마이크로홀, 찬 기류 전달에 효율 높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언한 기자] "석빙고의 원리에 착안해 무풍에어컨을 개발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찬바람의 불쾌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작은 틈에서 바람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했죠. 기류감을 최소화한 바람 구현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무풍에어컨 탄생의 비화를 공개했다. 노수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진행된 '삼성 에어컨 혁신 기술 브리핑'에서 "무풍에어컨은 2016년 첫 출시 후 현재까지 소비자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무풍에어컨 개발은 에어컨의 찬바람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삼성전자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에어컨 사용 시간 하루 평균 4시간30분이지만 이 중 실제 찬바람이 필요한 시간은 10분이다. 삼성전자는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을 때 불쾌감을 느낀다는 조사결과에 착안해 제품을 기획했다.
"작은 틈에서 바람이 나오는 아이디어를 메탈 소재 스피커폰을 통해 얻었습니다. 미세한 구멍인 마이크로홀이 찬 기류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노 상무의 설명이다.
하지만 10만개 이상의 마이크로홀을 가공할 때 원형의 효율을 잃어버리는 과제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수백번 테스트를 거쳐 이 문제를 해결했다. 노 상무는 "결국 굽히거나 접었을 때도 원형의 효율을 유지하는 공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직경 1㎜ 이하의 마이크로홀을 촘촘하게 배치, 부드러우면서 시원한 냉기를 찾아냈다. 현재 무풍에어컨에 적용된 마이크로홀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다.
2016년 무풍에어컨 출시 당시 제품에 들어간 마이크로홀은 13만5000개였지만 현재는 27만개에 이른다. 무풍 면적 또한 약 2배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강력한 냉방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코안다 효과'도 활용했다. 코안다 효과는 유체가 곡면과 접촉한 형태로 흐를 때 직선으로 흐르는 대신 곡률에 따라 흐르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는 최적의 기류 토출 각도를 적용했다. 하이패스 팬과 서큘레이터팬 4개가 무풍 냉기를 사각지대 없이 보내준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노 상무는 "가정용 에어컨에서부터 상업용까지 무풍을 100% 도입하고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을 전 세계 78개국에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풍에어컨에 맞춤형 콘셉트도 적용했다. 현재 총 158가지 색상조합이 가능하다. 노 상무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풍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맞춤형 에어컨을 다양하게 개발해 '무풍 생태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