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국은 왜건車 무덤?...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브' 타보면 바뀔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주현태 기자] 제네시스가 'G70'의 외관에 트렁크 적재 공간을 확장한 왜건 모델인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했다.
슈팅 브레이크는 사냥을 뜻하는 ‘슈팅(Shooting)’과 짐칸이 큰 대형 마차를 의미하는 ‘브레이크(Brake)’의 결합어로, 19세기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사냥 문화에서 사용하던 마차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왜건은 세단을 기반으로 적재 공간을 확장해 실용성을 살린 게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몰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선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뒷부분이 뭉툭하게 튀어나온 모습이 짐차처럼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과 일반 세단보다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서 큰 인기가 없다 보니 '왜건의 무덤'으로까지 불린다.
실제로 현대차가 왜건형 i40를 2011년 출시했지만, 세단과 SUV 벽을 허물지 못하면서 출시 8년 만에 단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유럽 전략형 모델인 G70 슈팅브레이크를 통해 국내 왜건 시장에 재도전을 선포했다.
슈팅 브레이크는 G70과 달리 가솔린2.0 터보 모델 한 가지만 판매된다. 지난 6일 하남 스타필드를 출발해 가평군에 있는 한 카페를 왕복하며 약 90㎞를 직접 운전해 봤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전체적으로 세단형 ‘G70’처럼 날렵하다는 느낌이다. 제네시스 로고의 방패에서 영감을 받은 '크레스트 그릴'을 헤드램프보다 낮게 배치했고, 양옆 대각선으로 뻗은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가 민첩함을 강조한다. 전장(4685㎜), 전폭(1850㎜), 전고(1400㎜), 공차 중량(1655kg) 등 기본적 제원도 G70과 같다.
측면부에선 왜건형 모델임을 단번에 알아챈다. 기존 왜건형 모델은 트렁크 적재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세단을 기본으로 뒤로 길게 늘여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G70 슈팅브레이크는 1열·2열, 트렁크의 비율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날렵한 느낌을 연출했다. 왜건이지만, 왜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게 보이는 부분이다.
후면부에서는 쿼드 램프가 트렁크 리드 안쪽까지 확장된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직각으로 떨어지는 다른 왜건형 트렁크 라인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떨어지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돼 제네시스가 강조하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G70 슈팅브레이크의 진짜 매력은 실내에서 시작된다. 실내공간은 한눈에 보기에도 넉넉했다. 가로로 길게 이어지는 회색 가죽으로 디자인된 대시보드, 시트, 도어트림에 붉은색 스티치가 적용돼 고급감을 더했다.
2열은 G70 슈팅브레이크의 가장 큰 장점이다. 건장한 성인 남성 2명이 다리를 뻗고 앉아도 부족하지 않은 레그룸을 갖췄다. 루프가 낮은 탓에 헤드룸 공간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넉넉한 헤드룸도 장거리 운전과 패밀리카로서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트렁크 공간도 465ℓ로 기존 G70 세단 모델보다 40% 더 넓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최대 1535ℓ의 적재 공간이 생긴다.
승차감은 무난하면서도 조용했다. 낮은 위치에도 전방 시야가 한눈에 보여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가속페달에 대한 응답성도 빨랐다. 최고 출력 252마력에 최대 토크 36.0㎏f·m의 동력성능을 갖춘 G70 슈팅브레이크를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액셀을 밟으니 금세 속도가 100㎞를 넘겼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모드로 전환할 수 있었다.
가속력뿐 아니라 제동력, 코너링도 무난했다. 차체가 낮으면 안전하고 우수한 승차감을 낸다는 말처럼 고속으로 양평읍 마유산로의 커브 길을 운전해도 쉽게 자세를 잃지 않았고, 단단한 서스펜션, 주행감도 기존 세단 G70의 DNA를 그대로 유지했다.
주행 보조 시스템의 경우 정면충돌 경고 기능과 보행자 접근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도심 속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대거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G70 슈팅브레이크의 가장 큰 장점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계승하면서도, 우수한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도심속 부드러운 주행은 물론, 아웃 도어로도 어울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4310만원부터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