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투명한 통제' vs '공안통치 부활'...여야 '경찰국' 공방 격화

與 "정치경찰 사죄해야" vs 野 "헌법·정부조직법 위배"

2022-07-26     박준영 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26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앞에 경찰국 신설 반대 메시지가 적힌 팻말과 근조 화환들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 26일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경찰국 설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경찰 내 반대 세력을 규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안통치 부활’로 규명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여야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상황 속 정부가 경찰국 신설 안건을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만큼, 정국은 빠르게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의 반발을 ‘극단적 집단행동’으로 규정하며 “경찰은 군과 마찬가지로 총을 쥔 공권력”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행은 “그 어떤 항명과 집단행동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군의 항명과 경찰의 항명은 같은 것이고 같은 무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달 전까지 집권당으로 국가를 운영하며 과거 민정수석을 통해 경찰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마자 안면몰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 신설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경찰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경우는 없다. 모두 어느 정도 국가의 통제를 받게 된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암암리에 이뤄졌던 경찰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시스템화해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경찰 내부에서 반발이 이어지는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 직급을 이용해 위력을 과시하며 국민 불안을 키우는 '정치경찰'은 불법집단행동에 대해 사죄하고 여론 호도와 위법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 및 국회 입법청원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을 ‘경찰 장악’으로 규정하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용산 국방부 정문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이 장관이 행정쿠데타와 같은 발상을 하고 있다”며 “법률적으로나, 국회에서 절차적으로 대응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살피면서 단계적으로 정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 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내무부(행안부) 내 치안이라는 사무가 없어지며 경찰국을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엄연한 정부조직법 위반과 직권남용인 만큼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행안부 직제령에 의해 경찰국을 설치하는 것은 헌법 위배이자 정부조직법 위배”라면서 “필요하다면 경찰국 설치나 법무부 내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문제를 법적인 쟁송의 대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인 황운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당 대표인 자, 현직 장관인 자, 국회부의장인 자들이 정의로운 총경 한 명을 잡아보겠다며 광기 어린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심하고 가증스럽다”며 “출범 2개월이 갓 지난 윤석열 정권이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 행안부 내에 경찰 치안감인 국장 등 16명 인원으로 구성된 경찰국이 공식 신설된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과 등 3개 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인사지원과와 자치경찰과 과장은 모두 경찰 총경이 맡는다. 

경찰국은 형식상 행안부 차관 아래 설치됐지만, 차관은 인사 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 사실상 장관 직속 조직으로 평가된다. 

이 장관은 경찰국 구성원 인선에 착수하고,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논의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