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강훈식 단일화 ‘동상이몽’...朴 러브콜에 姜 '비전 먼저'
조응천 “컷오프서 1, 2위 표차가 별로 없어... 압도적 어대명 아닌듯”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지배적인 가운데, ‘반명(反이재명) 전선’을 형성한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단일화가 삐걱이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강 의원에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강 의원은 “먼저 비전을 보여줄 때”라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강 후보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치를 더하는 방식의 단일화로 실제로 지금 전체의 어대명이라고 불리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넘을 수 있는 건지는 저는 회의적”이라며 "박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2등이 나오니까 본인은 계속 단일화만 이야기해서 캠페인 자체가 단일화로 지금 한 달간 해왔다"고 재차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강 후보는 이어 "예비경선 때도 (박 후보는) 그냥 줄곧 단일화만 이야기했는데 예비경선 때도 단일화는 결국은 못했다"면서 "비전은 반명이고 캠페인은 단일화로 하는 것은 본인 후보의 개인의 선택인데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에 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자꾸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후보는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지금은 후보 단일화의 시간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우리를 판단하는 시간"이라며 "제 비전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단일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박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 의원이 말하는 비전과 미래 경쟁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강 의원의 발언이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도 “단일화해서 1등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 이것도 또 따져봐야 되는 것”이라며 "제가 (박 후보에) 질문하고 있는 것은 ‘반명 단일화 말고 다른 메시지는 무엇이냐’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비전을 먼저 보여줄 시간이 필요하다. 강훈식이 이야기하는 민주당, 박용진이 말하는 민주당은 이런 민주당이고 지금 이재명이 말하는 민주당은 이런 민주당이라는 비전의 경쟁의 시간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충분히 공유가 되고 그러면 ‘강훈식과 박용진은 비전을 단일화해도 되겠다’, ‘그리고 우리 지지자들은 같은 생각이니까 힘을 합쳐서 한번 뛰어넘어봐라’ 이런 명령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컷오프 3위로 통과한 강 후보의 이런 반응을 두고 일각에선 비교적 낮은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한편에선 어대명 기류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승산없는 단일화를 택하기 보다는 차기 주자로 입지를 굳히겠단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컷오프, 예비경선 결과를 본 분의 얘기를 들었는데 공개는 할 수 없지만 거의 박빙이었다”면서 “1, 2위 표차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예비경선 투표자가) 중앙위원회에 한정된 것이긴 하다”면서도 “당심은 그렇게 압도적인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선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실현하기 위해 단일화한다고 해야 파괴력과 감동이 있는 것”이라며 “단순히 특정인에 대항하기 위해 반명(반이재명) 연대를 위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너무 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