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 시장서 '제네시스' 매서운 질주…獨브랜드 3사 제치고 독주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국내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질주가 매섭다. 올해 제네시스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과 판매 격차를 벌리며 국내 프리미엄급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4일 현대자동차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올해 1~7월 국내 판매량은 7만7671대를 기록했다. 반면 벤츠와 BMW 판매량은 각각 4만4653대, 4만3042대에 머물렀다. 특히 아우디는 7월까지 1만335대만 판매, 제네시스와 7배가량 차이가 났다.
업계에선 제네시스의 질주 이유를 품질향상으로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국산차라는 이점에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차별성까지 더했다는 것. 과거 제네시스는 자화자찬식으로 품질을 홍보했다면,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프리미엄급이라고 인정할 만큼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고급감과 품질이 중요한 플래그십급 세단 경쟁에서 제네시스 G90은 럭셔리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S클래스를 제쳤다. 지난달 G90은 2274대가 팔린 반면, S클래스는 절반에도 못미친 974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올해 1월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제네시스 G90은 1월 78대, 2월 1073대 팔리는데 그쳤지만, 출시 3개월만에 각종 최첨단 편의기능으로 주목받으며 판매를 급격하게 늘려나갔다. 1~7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를 비교해 봐도 G90은 1만2236대로, S클래스(8429대)를 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90이 벤츠 S클래스와 비교해 품질도 좋으면서 가격경쟁력까지 플러스돼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플래그십 모델은 차량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G90은 완성도 면에서도 현재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도 제네시스는 품질 업그레이드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력 라인업인 준대형 세단 경쟁에도 제네시스가 독주 체제를 굳혔다. 제네시스 G80의 1~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9072대를 기록했다. 이는 경쟁모델인 벤츠 E클래스(1만7108대), BMW 5시리즈(1만664대), 아우디 A6(3809대)의 전체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하려면 소비자에게 확실한 브랜드 차별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제네시스는 서울 강남구와 용인 수지, 스타필드 안성점에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와 서비스센터 등은 현대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차주들에게 자부심을 줘야한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법인 분리하고 정비망도 따로 마련해 판매부터 AS까지 모든 부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제네시스가 전차종을 전동화(전기차)하고 있는 만큼, 현재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넘어설 미래지향적인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