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한때 걷기 일색이었던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금융규제 혁신 과제에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모호한 의료법상 ‘의료행위’ 개념이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헬스케어서비스인 ‘하이헬스챌린지’ 내에 라이브 홈 요가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더라피스’와 협업한 비대면 홈 트레이닝 서비스를 오픈했다.
‘더라피스’는 지난 4월 현대해상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으로, 비대면 환경에서도 코치가 실시간으로 코칭해 주는 라이브 홈 요가코칭 서비스 ‘웰리’를 선보여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하이헬스챌린지에 추가된 신규 컨텐츠 또한 ‘웰리’의 장점을 살린 코칭 중심의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된 20분 내외의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 영상을 보며 쉽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다.
현대해상은 이번 비대면 홈 트레이닝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AI를 통한 식단 및 영양 분석 서비스와 멘탈 관리 서비스 등 고객 건강관리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의 자회사 KB헬스케어도 기업 임직원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플랫폼 ‘오케어(O’Care)’에 최근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및 탈모 관리 서비스를 추가했다.
KB헬스케어와 휴레이포지티브가 양사의 노하우를 집약하여 공동 개발한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대표 만성질환을 개인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KB헬스케어는 ‘오케어’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의 건강상태, 운동, 식단, 수면, 음주 등의 라이프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 및 분석하고, 휴레이포지티브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화된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는 10년 이상의 병원 임상시험과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개선 효과를 확인한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탈모 관리 서비스’는 주식회사 위드비컨에서 제공하는 ‘탈모 홈케어 코칭 솔루션’을 ‘오케어’에 도입하여, 탈모 증상 분석과 탈모 관리 제품 구매를 연결한 통합 서비스다. ‘오케어’의 ‘탈모 관리 서비스’ 이용자는 온라인 문진과 두피 측정 디바이스를 통해 직접 현재 상태를 체크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추천된 관리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또 제품을 사용하면서 주기적으로 두피 상태를 체크함으로써 개선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 기존 탈모 관리 시장은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높은 비용, 개선 효과에 대한 인지가 어렵다는 것이 불만사항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탈모 증상 분석과 관리, 경험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된 이번 ‘탈모 관리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손 쉽게 탈모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KB헬스케어는 KB금융그룹 내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금융규제 혁신 과제에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질병의 예방·관리부터 사후치료 건강관리 등을 포괄한다. 보험업계는 헬스케어 서비스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고, 가입자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면서 손해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얻은 데이터를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는 보험업계의 숙원 과제였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의 개념이 모호해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한다. 현행법상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가능한데,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의료행위로 볼 수 있느냐가 그동안 쟁점이 돼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걷기 일색이었던 헬스케어 서비스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를 명쾌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