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또 먹구름…尹정부의 '담대한 구상'의 향방은?
北 비판에 대통령실 유감…"국제 사회 고립 재촉할 뿐" 전문가들 "일희일비 말고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거절하고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역시 심사숙고하길 촉구하며 강하게 응수한 만큼, 경색 국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리 측의 대북 기조를 유지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담대한 구상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평가하며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서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인간 자체가 싫다”면서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 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비꼬았다.
대통령실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김 부부장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간 점과 핵개발 의사를 또다시 표명한 것을 두고 “자중하고 심사숙고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같은 태도는 북한은 물론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결코 도움되지 않는다”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재촉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그 단계에 맞춰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계획을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혔고, 북한은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째인 지난 17일 서해로 순항미사일 2발을 쏘아올렸다.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데다 담대한 구상이 비핵화를 전체로 하고 있는 만큼, 김 부부장의 이같은 반응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새정부 들어 한미 연합 연습이 본격화된 데 따른 불만과 함께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시인한 셈인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 “비핵화라는 것은 명확하고 윤석열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만큼, 대북정책이 흔들려선 절대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북한이 비난한다고 멈춘다면 담대한 구상은 아무것도 아닌 게 돼 버린다”면서 “다만 북한은 비정상적인 국가이기 떄문에 큰 틀에서 생각하면 갈등이 이어지는 만큼, 북한을 설득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부부장이 우리 측 대통령에 대한 역대급 비호감을 표출한 데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 속 대북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