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수 축소 사옥 매각...'실적 한파' 증권사들 리스크 대비 안간힘
상위 10곳 46개 없애 올해 560여개...'내집' 팔고 '셋방' 이주도 4곳이나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이 실적 한파를 맞은 가운데, 점포수를 줄이고 사옥을 매각하며 리스크 대비에 나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기준 영업소를 포함한 상위 10개사의 국내 점포수는 565개로, 1년 전(611개)과 비교해 46개(7.5%) 줄었다.
이중 가장 많이 점포수가 줄어든 것은 신한금융투자다. 작년 상반기 108개 점포가 있었으나 현재 81개 점포가 남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년간 점포 운영 효율화를 위해 여러개 지점을 통폐합해 대형점포로 탈바꿈했다. 예컨대 강남중앙지점과 삼풍지점 등을 통폐합해 강남대로금융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증권도 전년 대비 15.4% 줄어든 44개 점포만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라진 지점 중 7개가 영업소였다. 여기에 판교금융센터의 SNI 지점, 일반 우수고객 대상 WM지점, 기업금융지점 등 3개 지점을 하나로 통합했다. 삼성증권은 점포수와 영업소를 줄이는 대신,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The SNI Center’를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도 올 상반기 기준 점포수는 72곳으로 전년 6월말 대비 8곳(-10%)이 줄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압구정PB센터를 청담영업소와 통합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나증권과 KB증권도 전년 대비 각각 2곳과 3곳의 점포를 줄여, 현재 국내에서 55곳과 105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국내 점포수는 지난해와 변화가 없었다.
반면에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점포수 1곳을 늘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반포WM 지점을 신설했다. 이 지역은 VIP고객이 밀집한 곳으로,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차별화된 VIP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점포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도 최근 온라인 영업에 특화된 디지털금융센터를 신설해 전년 대비 점포수 한 곳이 늘었다.
이처럼 대부분 상위 증권사들이 점포 축소에 나선 데는 최근 거시경제 악화로 인해 주식 거래가 줄고 이로 인해 실적이 악화돼서다. 올해 상위 증권사 10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6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커진 것도 실적 감소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잠재적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경영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사옥 매각에 나선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에 본사 매각을 마무리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019년 마스턴투자운용에 사옥을 매각했다. 지난 2018년에는 메리츠증권과 KB증권이 여의도 사옥을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