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만나 '민생 협치'에 뜻을 함께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완화, 내년도 예산안 문제 등을 놓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권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국회 현안을 두고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한시적 카운터파트가 됐다.

권 원내대표는 먼저 "처음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주 압도적인 승리를 한 걸로 안다"면서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를 해야 한다. 양 (대선) 후보 간 공통 공약을 하루빨리 입법하기 위한 양당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면서 "정책 법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공통 공약에 대해서선 이미 수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공통 공약 추진 기구 등을 만들어 국민께 한 약속을 신속하게, 내실 있게 추진하자"면서 "미리 말하지도 않았는데 말씀 주셔서 진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 여당의 정말 국민을 위한 국가를 위한 정책 추진에는 당연히 저희가 협력할 것이고, 혹시 해야 하는데 지연되거나 못하는 게 있으면 저희가 먼저 제안할 의사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중 여야 협상 막판 진통을 겪는 종부세 완화 문제가 테이블에 오르자 미묘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이 대표께서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관심 갖고 들여다봐 주셨으면 하는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이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말라. 그런 관점에서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을 거론하며 "얼마 전에 대통령께서도 반지하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말씀도 있으셨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이번에 보니 예산안에서 서민들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5조6000억원이나 삭감했다는데 그러면 서민들 갈 데가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야당이 말씀하시면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다시 "그것도 그렇고, 소상공인에 도움 되는, 얼마 되지도 않는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그런 점도 고려해주시면 좋지 않을까"라면서 "특히 노인 예산, 청년 예산 일자리 삭감은 지나친 거 같고 특히 '슈퍼리치(super rich)' 감세를 한다는데 그런 것 하지 말고 서민 지원해야 않느냐"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철학과 우리 재정의 운용과 철학이 달라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토론하고 논의하자"면서 "민주당 중심으로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고 효과가 있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로 전환된 회동에 대해 사적인 대화가 오갔음을 전했다. 그는 "두 분이 중앙대 동문이고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를 했다"며 "권 원내대표의 부인이 (이 대표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당시 고시반에 한 2년간 있다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고시반에서 나와 따로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도 했다"며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부인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