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아프간 구호재단 출범...재원은 미국 내 압류자산

아프가니스탄 압류 자산 중 절반 사용

2022-09-15     이기정 기자
식량배급을 받은 아프가니스탄 주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돕기 위해 4조원대 국제 구호재단이 출범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주도로 스위스에 아프가니스탄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구호재단이 설립된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구호 재단은 9·11 테러 사건과 관련한 소송이 불러온 예상 못한 결과다. 9·11 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사건 직후 탈레반과 알카에다, 이란 등 사건과 관련한 집단이나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고, 지난 2012년 미국 법원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유족들이 받아야 할 액수는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했지만, 이 판결은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를 비롯해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던 탈레반에게 배상금을 받아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반이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상황이 급변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지원금 등 70억달러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맡겨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합법 정부라면 연방준비은행에 예치된 자금도 탈레반의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11 유족은 법원에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예치된 아프간 정부의 자금을 배상금으로 압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유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아프가니스탄 자산을 압류해 절반을 유족 배상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프가니스탄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유족 배상금으로 사용되는 액수를 제외하고 기금을 만들기로 한 것은 자금이 탈레반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면서 주민의 복지에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