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 '글로벌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목표…내달 코스닥 상장'
18~19일 일반청약 예정…인수자금 글로벌 IP확보 및 연구개발 사용 윤영호 대표 "글로벌 폰트 제작사 협업 통해 글로벌 진출도 박차"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을 통해 당사의 경영성과를 고객과 주주에게 투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폰트의 대중성을 국내외로 확장해 글로벌 대표 크리에이터 콘텐츠 사업자로 거듭나겠다.”
윤영호 산돌 공동 대표이사는 11일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을 위한 IPO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산돌은 1984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디지털 폰트 회사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폰트 제작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이 분야에서 국내 1위 기업이다. 글로벌에서도 모노타입(미국), 모리사와(일본), 한이(중국) 등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IP(지적재산권)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산돌은 국내외 다양한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 서체인 ‘맑은 고딕’과 애플 아이폰의 시스템 서체인 ‘애플 산돌 고딕 네오(Apple SD Gothic Neo)’, 구글의 ‘본고딕’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글 서체를 제작해왔다. 국내의 경우 현대카드와 배달의 민족, 삼성전자 등 유수 기업들의 전용 서체를 제작해오고 있다.
산돌은 기술 혁신을 위해 2014년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방식의 폰트 스트리밍 서비스 ‘산돌구름’을 론칭했다. 2018년 개방형 폰트 플랫폼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며 국내 업계 1위 폰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산돌구름 이용자들은 월 일정 요금을 내면, 따로 폰트 파일을 설치하지 않고도 어느 환경에서든 로그인만 하면 사용하던 폰트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으로 산돌구름의 이용자 수가 크게 늘며 지난 8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고, 7월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7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차별화된 기술 덕분에 산돌은 타사와 달리 일반 소비자와 폰트와 관련한 분쟁 소송이 단 한건도 없다. 오히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한 2년 미만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무료로 폰트를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승현 산돌 비즈엑스그룹 이사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방식을 도입해 타사와 달리 구매 후 폰트를 다운받은 것이 아니라 매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자칫 고객과 신뢰를 깰 수 있는 분쟁소송과 관련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했다"며 "또한 미래 고객이 될 수 있는 학생과 스타트업에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폰트 산업의 경우 IP 비즈니스로서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다. 폰트 1종을 개발하는 데 평균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가 소요된다. 사용자의 창작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선 폰트 서비스 유지가 필수적이므로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갖는다. 또한 처음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 외에는 유지비가 들지 않아서 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1995년 산돌에서 출시한 ‘산돌고딕’은 자사의 폰트 활성화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관련 시장의 성장잠재력 역시 크다. 과거 폰트는 전문 디자이너가 주로 사용해왔으나, 최근 유튜버와 크리에이터 시장이 확대되며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확장되는 추세다. 산돌이 2020년 4월부터 ‘폰트 사용범위 통합 캠페인’을 시작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폰트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폰트 시장의 성장 환경에 긍정적이다.
회사는 향후 디지털 콘텐츠와 구독경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폰트 사용이 늘면서 회사의 매출 규모도 지속해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0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37.8%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112억7000만원의 매출과 57억2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57.2%에 달했다.
또한 산돌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한 이후 비플랫폼 대비 플랫폼의 매출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따. 지난해 기준 플랫폼의 매출 비중은 70%로 비플랫폼(30%) 매출을 2배 이상 앞서다. 산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플랫폼 사업부문의 연간 평균성장률은 34.8%에 이른다.
산돌은 앞으로도 플랫폼 부문의 역량을 확대해 글로벌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다.
이를 위해 산돌은 다양한 IP확보를 통해 IT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산돌은 국내 최고의 ‘폰트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서 독보적인 IP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 산돌의 폰트 디자이너는 현재 총 18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디자이너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년 이상이며, 최근 4년 평균 폰트 개발 실적은 경쟁사 대비 최소 2배가량 높다.
회사는 지속적인 폰트 관련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해 디자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디지털 기기에서 폰트의 시각적 왜곡을 보정하는 힌팅(Hinting) 기술을 도입했고, 다양한 운영체제(OS)와 모바일, 다국어 환경에 최적화된 제너레이션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 중이다.
산돌 관계자는 "기존의 폰트 판매 구조가 폰트 파일을 설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일회성 매출에 국한됐다면, 산돌은 암호화 기반 클라우드 폰트 플랫폼 산돌구름을 통해 구독형 매출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며 "특히, 회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폰트 중 앱과 웹, 임베딩 등 서비스에 쓰이는 폰트는 타사의 웹폰트 대비 3배 빠른 로딩 속도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또한 산돌은 탄탄한 고객군을 기반으로 향후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통합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해 폰트는 물론 스톡 이미지, 음원∙영상 콘텐츠, 템플릿 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드라마 OST 제작사와 AI 기반 웹툰 자동번역 스타트업 등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다국어 폰트 제작과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크리에이터 콘텐츠 시장에도 진출한다. 산돌은 올해 4월 라틴어 및 베트남어, 태국어 등 글로벌 폰트를 제작한 역량을 기반으로 동유럽 폰트 제작 거점을 확보했다. 앞으로는 글로벌 폰트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거점을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국내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현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돌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49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1만6000원~1만8800원이다.이달 12일과 13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8일과 19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다음 달 중 코스닥에 상장하는 일정으로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는다.
산돌의 공모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280억원 규모다. 산돌은 100% 신주모집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IP 확보를 위해 타법인 인수자금으로 125억원을, 사옥확장을 위해 4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의 경우 운영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