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미 마포구의장 '쓰레기 소각장 강행? 구민 의견 경청해야'
"수소충전소·화력발전소 등 마포는 이미 위험지대...반드시 저지하겠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김리현 기자] 김영미 마포구의회 의장의 목표는 분명하다. 구민들의 복지다. 그는 마포구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데에 대해서도 “운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지난 12일 마포구의회에서 그를 만나봤다.
호탕한 웃음으로 반긴 그는 구민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읽는다고 밝혔다. 구민들의 고충을 '내 일' 처럼 여겼던 까닭이라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의장은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포구에 드리워진 쓰레기 소각장 설립 문제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에 현재보다 훨씬 큰 쓰레기 소각장을 또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마포구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경청해서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계획을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 일문일답이다.
▶ 곧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나
정신없이 지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각종 행사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의원들과 의정연수도 다녀왔다. 의회가 시작된 만큼 여러 가지 보고도 받았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7시 사이에 퇴근을 하는데 10분의 여유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하루가 굉장히 숨차게 돌아가지만 주민이 혼자 해결하기 힘든 민원을 해결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정확하게 민원을 받아서 담당 부처에 넘기고 그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유를 직접 설명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민원인들에게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 벌써 3선이다. 그동안 의정활동을 펼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민원은 무엇인가
연남동 공영주차장 설립이다. 그동안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시작하기까지 참 어려움이 많았다. 재선일 때 민원이 또 들어왔고, 당시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논의해 설립에 착수했다. 이제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 구청과 구의회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의장께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반면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의견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의회와 집행부는 늘 적당한 긴장감을 바탕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구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당연히 서로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소통과 화합, 타협과 협치를 통해 저를 포함한 마포구의회 의원 여러분 모두가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원활하게 의정활동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 마포구 최대 현안인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조성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조성 문제는 여야가 아닌 ‘마포당’이 돼 저지해야 한다. 이미 서울 5개구(마포·서대문·중구·용산·종로)에서 나오는 750톤의 쓰레기를 매일 소각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곳에 1000톤을 추가해 하루에 1750톤을 처리할 소각장을 짓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마포구는 서울 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날마다 소각하게 된다.
소각장을 지하화 하겠다지만 굴뚝은 하늘로 솟아 있다. 지금도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쓰레기 운반차가 오가고 있고, 자유로로 출퇴근하는 운전자들에게서 악취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 후손들이 이런 환경에서 자라게 해선 안 된다.
또한 마포구는 이미 ‘위험지대’다. 쓰레기 소각장 옆으로 수소 충전소와 발전소가 있고 당인동화력발전소까지 있다. 인천이나 김포공항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다다르는 곳이 바로 마포구다.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마포구에 왜 자꾸 쓰레기 소각장을 세우려는지 모르겠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주민과 100만 서명받기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엔 오세훈 시장 출근 시간에 맞춰 자택 앞에서 우리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구민들의 뜻과 상관없이 소각장 설립을 강행하려는 오 시장이다. 오 시장은 주민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서울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주민들 의견을 듣지도 않고 계획을 강행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받아들일 수 없다.
▶의회 운영에 있어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전반기 의장을 맡아 100일이 지난 지금 계획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 의회 의원들이 열아홉 분인데 초선 의원들이 많다. 그들이 의정 생활을 잘 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현안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전적으로 지원하고 싶다. 우리 의회의 권위와 위상을 높이고 의원들이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의원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의장이 되고 싶다.
▶ 최종 목표는
목표는 높이 잡는다. 하지만 욕심은 없다. 목표는 있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가기는 가지만 물 흐르는 대로 순리대로 가는 게 제 목표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도와주는 이들이 많았다. 내 자리에서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도 의사결정하는 데 있어서 위원장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일 잘하고 참 정직한 좋은 의장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또한 마포구민들의 삶의 질을 좀 높이고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까지 잘 챙기는 의장이 되고 싶다. 특히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마포를 만드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