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찬 영화로운 보험생활] 100년전 청년 ‘박열’, 그리고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창립 100주년...2025년 손해보험업계 정상 노린다
2022-10-17 박재찬 기자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메리츠화재가 우리나라 손해보험사 최초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10월 1일 ‘조선화재’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메리츠화재는 ‘보험봉공’ ‘온건착실’을 경영방침으로 일본 보험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조선화재는 현재 서울 중구 을지로인 경성부 황금성에서 영업 첫발을 내딛었고, 194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보험 전문서 ‘보험요론’을 발간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1950년 메리츠화재는 조선화재에서 동양화재로 사명을 바꾸며, 동양에서 제일가는 손보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당시 동양화재는 국내 보험사 최초 증권거래소 주식상장, 기업공개를 했고, 1967년 한진그룹에 편입됐다.
한진그룹에 편입된 동양화재는 임직원, 점포망 확대에 힘입어 손보업계 1위를 차지했고, 1976년 손보업계 최초로 실적 1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동양화재는 1970년대부터 침체기를 겪었고, 1980년대에는 손보업계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1983년 메리츠화재는 여의도로 본사 사옥을 이전하고 자동차보험 영업을 개시했다.
1970~1980년대 침체기를 겪은 동양화재는 2005년부터 새롭게 도약한다. 당시 한진그룹에서 형제간 계열분리로 고 조중훈 한진 회장의 4남 조정호 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동양화재를 포함해 현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종금,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정보서비스까지 가져가게 됐다. 조 회장은 2007년 메리츠화재 회장으로 취임해 사명을 메리츠화재로 바꿨다.
메리츠화재는 혜택이라는 뜻의 ‘MERIT’와 복수형 어미 ‘SS’ 축약형 ‘Z’가 결합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풍부한 보험사’라는 의미를 담았고, 본사 사옥도 강남으로 이전했다. 조 회장은 제2창업을 선포, 메리츠화재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메리츠금융지주가 설립됐고 2011년 메리츠화재 대표 캐릭터 ‘걱정인형’을 선보였다.
특히,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로 영입되면서 메리츠화재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김 부회장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온 메리츠화재는 오랫동안 유지됬던 4대 대형 손보사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5개 손보사 체제를 만들었다.
메리츠화재가 출범한 1922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있다. 바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이다. 박열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무정부주의자, 언론인, 시인으로 1920년 최초의 무정부주의 단체인 ‘흑도회(黑濤會)’를 조직했고, 1923년 비밀결사 ‘불령사’를 조직해 반일 활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000여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만한 화제거리가 필요했던 일본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던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일본의 계략을 눈치 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이후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을 시작한다.
영화 ‘박열’은 조선인 최초의 대역죄인이자, 말 안듣는 조선인 중 가장 말 안듣는 조선인, 역사상 가장 버릇없는 피고인,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은 사상 초유의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우리나라의 한 청년의 이야기다.
영화 ‘박열’은 ‘동주’에서 ‘변산’까지 이어지는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하나다. 청춘시리즈는 혼란의 시대를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그리고 있다. 동주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에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청년의 자아를 보여준다면, 비슷한 시대를 살아간 박열은 혼란의 시대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 과격하고 과장되며 익살스러운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청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메리츠화재는 여전히 청년 같은 회사다. 국내 보험사 중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손보업계 정상을 노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2025년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것이다”라며 “장기인보험 매출 1등, 당기순이익 1등, 시가총액 1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0년 버텨온 메리츠화재가 청년 같은 회사로 더 무르익길 바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