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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리포트] '제빵왕' 허영인 SPC 회장의 글로벌 100년 대계

환경·상생 ESG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달성 목표 中·美 중심 가맹사업 확대…글로벌 성장 기반 마련

2022-10-17     천소진 기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천소진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회장은 2015년 SPC그룹의 새 비전으로 매출 20조원과 세계 2만 개 매장을 보유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를 제시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고객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허 회장은 국내 제빵 산업을 이끈 ‘제빵왕’으로 불린다. 그는 1983년 삼립식품 계열사 샤니의 대표로 취임한 후 1986년 파리크라상을 설립하고, 기존에 양산하던 빵 사업 외에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프랜차이즈 형태의 새로운 사업을 도입해 성공시켰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삼립식품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베이커리 기업이다. 허 회장은 국내 최고의 자리를 넘어 글로벌 100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 사업 ‘운영 효율 극대화’ 강조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를 필두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2년 미국에 첫 파리바게뜨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2004년 중국에 첫 해외 점포를 연 뒤 프랑스·캄보디아 등의 지역에도 해외 점포를 잇달아 출점시키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약 300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중국 텐진공장을 2019년 3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중국에서만 6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은 올해 매장 수가 15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 미국 매장 1000개 달성이 목표다.

미국과 중국의 가맹점 비율은 70~80%에 달한다. 도심에 점포를 확장하는 거점 전략으로, 관리비용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 직영점을 줄이는 대신 가맹점을 늘리는 등으로 내실경영에 돌입했다. 

2014년에는 빵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에도 진출했다. 지난 4일에는 프랑스 파리에 3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7월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업초청 행사 ‘프랑스를 선택하세요’에도 참석해 프랑스 사업 투자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SPC그룹은 올해 안에 유럽의 거점 국가인 영국, 북미의 큰 시장 캐나다 등에도 신규 매장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서 쌓아온 사업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활용 토론토, 밴쿠버, 퀘벡, 몬트리올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가맹 사업을 전개해 2030년까지 100개 매장을 오픈할 방침이다.

또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해 SPC그룹은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에 지난 6월부터 제빵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조호르바루 공장은 약 4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했으며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SPC그룹의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 통할 수 있었던 데는 진출 국가별 특성에 맞춘 제품전략도 한 몫 했다. 

미국에서는 크로와상, 피넛크림 브레드 등 전통적인 느낌의 제품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크림 도너츠, 곡물 식빵 등을 뜨거운 상태로 판매해 높은 매출을 얻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전통 바게트를 높은 비중으로 진열해 판매율을 높였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조리빵,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강화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77년간 쌓아온 제빵 기술과 베이커리 운영 노하우,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통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인트벤처, 마스터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형태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터 상생까지…신뢰 이끈 허 회장

SPC그룹의 ESG경영은 환경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SPC그룹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인 SPC팩은 오래 전부터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감싸는 포장재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이야 한다는 허 회장의 신념에서다.

SPC팩은 메틸에틸케톤(MEK), 톨루엔 등의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색감의 선명도를 유지하는 친환경 포장재 제조 기술을 개발해 SPC팩에서 생산하는 인쇄포장재 제품 전체에 적용하고 있다.

생산 제품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SPC삼립 등 SPC그룹 계열 브랜드들과 다양한 기업에 공급한다. 이러한 성과로 2020년 5월 식품포장재 업계 최초로 녹색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제품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커피다. SPC그룹은 매년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 등 계열 브랜드 매장에서 소비하는 96% 이상의 커피생두를 다이렉트 트레이드(농가 직거래)로 구매하고 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좋은 품질의 커피를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지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커피 산업이 마주한 위기를 공동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주로 장기 계약을 맺고 다이렉트 트레이드로 커피 생두를 공급받는 까닭에 물류, 자연재해 등의 악재가 발생해도 수급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은 ‘RA’(Rain Forest Alliance,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 인증 농장의 원두를 사용한 착한 커피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RA는 환경을 생각하는 농법을 실천하면서 노동환경, 노동자들의 주거환경까지 엄격한 규정으로 관리된 농장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다.

파리바게뜨의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를 비롯해 던킨이 출시해온 ‘던킨 에스프레소’, ‘첼시바이브’, ‘롱비치블루’ 그리고 최근 선뵌 ‘디카페인 커피’도 모두 RA 인증 원두를 사용했다. 내년에는 90% 이상의 ‘RA 인증’ 원두를 사용할 계획이다.

SPC그룹은 푸드테크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0년에는 식물성 달걀로 유명한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인 ‘저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SPC그룹은 지난해부터 파리바게뜨, 피그인더가든 등 주요 브랜드를 통해 메뉴로 선뵈고 있으며, 4분기에는 본격적으로 대체먹거리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푸드테크 사업이 프랜차이즈 초격차 실현을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

허 회장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상생의 실천도 강조한다.

SPC그룹은 2020년 9월부터 코로나19, 기상 피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가를 돕는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평창군 감자, 제주도 구좌당근, 논산 딸기, 무안 양파, 풍기 인삼 농가를 돕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의 계열 브랜드를 통해 제품으로 선뵈고 있다.

허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경북지역에 빵과 생수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해서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허 회장은 “탄소 감축과 리사이클 확대 등 친환경 활동과 소외계층 지원 강화에도 적극 나서 ‘프랜차이즈 ESG 경영’의 표준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