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에 핵전쟁 훈련 '그롬' 통보
바이든 "핵무기 사용시 심각한 실수될것"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을 시작했으며, 러시아도 이에 대응해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우뢰)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그롬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통지를 받았다"며 "이전에 강조한 대로 이는 러시아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일상적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투명하게 공지를 해야 하는 군비통제 의무를 따르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이 이상 더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매년 10월 말 그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올해 훈련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과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미국에 사전에 통보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가 핵 연습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 위협 발언을 해온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핵무기 이동의 명분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라이더 대변인은 "나토는 군 준비태세를 변경하지 않았으며 현 시점에서 전략 태세를 바꿀 어떤 필요성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현재까지 러시아가 핵무기나 더티 밤을 배치하려는 결정이나 의도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면서 "계속해서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더티 밤'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러시아가 '더티 밤'을 사용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이른바 '거짓 깃발'(위장) 전술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더티 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저위력 방사성 폭탄을 말한다. 피해가 막대한 핵무기와 달리 일정한 지역에 대한 핵 오염을 노리는 무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공세하고 있는 러시아가 더티 밤이나 핵무기 배치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언론 질문에 "나는 오늘 그것을 논의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거짓 깃발 작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나는 아직 모른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심각한,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