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택수 기자] 서울 아파트의 올해 전세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주변 시세에 맞춰 계약이 성사되는 신규 계약의 경우는 갱신권 사용 등으로 임대료 증액 제한이 있는 갱신계약 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올 들어 전세시장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두 계약 간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동산R114는 전월세신고가 시행된 2021년 6월부터 2022년 11월 현재까지의 전세 거래(계약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중 동일 단지 내 같은 면적에서 2021년, 2022년 모두 신규 및 갱신 전세계약이 1건 이상 체결된 4200건의 사례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계약 유형별 평균 전세거래 가격(11월22일 기준)은 △갱신 5억3867만원 △신규 6억4983만원으로 신규 계약 비용이 갱신계약 보다 평균 1억1116만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체결된 전세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 간 실거래가 격차(1억6789만원=6억7247만원-5억458만원)와 비교해 5673만원 축소됐다. 

부동산114 측은 신규와 갱신계약 간 전셋값 격차 축소는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거래 가격이 낮아진 반면, 갱신계약은 2년 전 보다 오른 금액으로 체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앞선 분석에 활용된 서울 아파트 4200개 중 신규 계약 기준으로 2022년 평균 전세거래 가격이 2021년보다 낮아진 경우는 2538개(60.4%)로 집계됐다. 

반면 갱신계약은 올해 평균 전세거래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낮아진 사례는 22.5%(4200개 중 944개)에 불과했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신규 계약의 전셋값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이자 부담 확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 전환이 지속되고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가격 수준이 낮은 수도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값 하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신규와 갱신 전세계약 간 가격 격차가 줄면서 임대차3법 도입 이후 불거진 전세 다중가격 현상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