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금리 6% 제동...금융당국 또 ‘관치’
동양생명 이어 KDB생명도 5.95% 저축성보험 출시 삼성·한화·교보생명, 고금리 상품 판매량 지난달만 3조원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보험업계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6% 저축성보험 출시에 제동을 걸였다. 보험사의 역마진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조치였지만, 일각에서는 당국의 지나친 개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기에는 고금리 상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금리인하기에는 가치가 높아지는 채권을 활용한 자산운용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연 5.95% 고정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를 시작했고, 이미 동양생명도 이달 초부터 연 5.95% 고정금리를 제동하는 ‘(무)엔절더확실한저축보험’을 설계사·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이보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이 지난달 25일부터 연 5.9% 연복리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고, 한화생명 연 5.7%, DB손해보험 연 5.5%, ABL생명 연 5.4% 저축성보험을 판매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선보인 연 5.8% 저축성보험을 선보였짐나 물량을 조기 달성해 현재는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고금리 저축성보험은 보험 소비자들 관심도 높다. 실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달 각각 판매량 1조원을 넘어섰다. 또 삼성생명이 지난달 23일 출시한 하이브리드 연금보험도 출시 하루만에 판매량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빅3 생보사가 고금리 상품으로 지난달 3조원을 쓸어담은 셈이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금리를 앞다투어 올렸다. 올해 초 1~2%에 불과했던 저축성보험의 금리가 3배 가까이 오르면 보험사들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출시 경쟁도 치열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연 6%대 저축성보험이 출시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고금리 저축성보험 출시 자제령을 내리면서 올해는 6%대 저축성보험 출시는 어렵게 됐다. 당국의 금리 제동으로 보험사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출시는 5.95%에 멈추게 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8일 생보사들에 보낸 공문을 통해 “금리 차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있다”며 “보험상품 수익성 분석 때 적용이율 수준의 적정성과 재무건전성 영향을 충실히 검토하라”며 고금리 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투자 등 운용해 향후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 환경이 악화될 경우 운용수익률을 내기 어렵게 된다. 특히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율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을 경우 이차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어 이는 결국 재무건전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유동성 확보로 이용했던 채권 대신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로 유동성을 높인 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역마진 우려가 지나친 관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고금리 상품 판매를 통해 유동성을 높이고, 금리가 낮아질 경우 반대로 가치가 높아지는 채권 매도와 수익을 통해 자산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채권가치가 떨어지면서 고금리 상품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며 “기준금리 오름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6%대 저축성보험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