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보험사·GA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동상삼몽
밥줄사수 나선 ‘GA·설계사’ 높은 수수료 부담스러운 ‘보험사’ 시행 미뤄져 마음 급한 ‘금융위’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금융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추진을 위해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를 시작으로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를 순차적으로 만난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GA업계는 빅테크 및 핀테크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출범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GA업계는 플랫폼의 비교·추천 허용종목과 보장범위를 제한해 설계사의 생종권 위협 및 소득 감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보험업계는 플랫폼 업체에 지급되는 서비스 수수료의 책정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방안을 원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가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추진을 위해 가장 거세게 반대했던 GA업계를 가장 먼저 만났다. 이후 보험업계와 빅테크·핀테크업계와도 차례로 만남을 갖을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전자금융사업자가 복수의 보험상품을 온라인에서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빅테크의 보험상품 추천 서비스는 ‘휴업’ 상태다. 금소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핀테크 업계는 자체 금융상품 추천·비교 서비스에서 보험상품을 모두 내린 상황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빅테크 업계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규정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중개를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하는데, 보험업법 시행령상 플랫폼 업체들은 보험상품의 중개업자 등록이 불가능하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핀테크들의 예금·보험·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지난해 시작될 예정이였던 이 서비스는 아직까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빅테크 및 핀테크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보험업계, GA업계 모두 공감대가 있다. 다만, 규제 허용의 범위 등 활성화 방안의 세부 내용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다.
GA업계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대면 영업을 하는 설계사와 GA의 생존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 수수료나 공고비 지출로 고객에게 비용 전가가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GA업계는 금융위에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허용 종목과 설계사 생존권 위협 및 일자리·소득 감소 대안, 보장범위 등에 대한 대안을 요구할 예정이다.
플랫폼에서 각 사의 상품이 비교·추천되는 보험업계는 GA업계 보다는 한발 물러나 있는 형국이다. 보험업계는 금융위에 플랫폼 업체에 지급하는 서비스 수수료의 책정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를 원하고 있다. 이 서비스로 추후 빅테크의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서비스 수수료가 천정부지 높아질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방카슈랑스 25%룰(은행의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로 제한하는 규제)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엇는 상황이다”라며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설계사들의 밥줄과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과 연관있는 만큼 더 세부적인 규제와 활성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